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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정규시즌이 끝나면 시즌 MVP와 신인상 투표가 이뤄진다. 야구계 안팎에서 '올해 MVP는 김도영'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올시즌 타율 3할4푼7리(3위) 38홈런(2위) 109타점(공동 7위) 출루율 4할2푼(3위) 장타율 6할4푼7리(1위) OPS 1.067(출루율+장타율, 1위) 득점 143개(1위) 40도루(4위)까지, 대선배 이종범이 그랬듯 '야구천재' 그 자체였다. 특히 143득점은 KBO리그 43년 역사상 신기록이다.
찬란한 2024년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었던 40(홈런)-40(도루) 도전은 아쉽게 실패했다. 2015년 에릭 테임즈가 유일한 달성자로 남았다.
그렇다 한들 김도영의 맹활약 속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우승까지 달성한 이상, 그 위상을 넘을 만한 선수가 사실상 없다.
올해의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콩라인'이란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에 빗대 1위 문턱에서 가로막힌 선수들을 부르는 수식어다. 다들 김도영만 아니었다면 올한해 MVP도 아깝지 않을 선수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구자욱. 타율 3할4푼3리 33홈런 115타점, OPS 1.044(2위)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는 "왜 그동안 홈런 개수에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마음을 비우며 이렇게 홈런이 많이 나오는데"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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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위' 타이틀이 없다. 현재 기록표에서 김도영이 빠질 경우 구자욱이 차지할 수 있는 1위 자리는 OPS 하나다. 그리고 OPS는 KBO 시상식 항목이 아니다.
KT 위즈 로하스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과거처럼 투표가 포스트시즌 이후에 이뤄졌다면, 득표율이 한층더 올라갔을 전망. SSG 랜더스와의 타이브레이크 혈투에서 2홈런 4타점을 쏘아올리며 사실상 혼자 힘으로 KT를 가을야구에 올려놓았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2경기에서도 8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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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역시 1위 타이틀은 없지만. 김도영-구자욱과 더불어 훌륭한 타자의 표본인 '3-4-5(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 동시 달성)' 이상을 달성한 올시즌 단 4명 중 한 명이다. 나머지 1명은 대오각성의 시즌을 보낸 키움 송성문(타율 3할4푼, 19홈런 104타점, OPS 0.927)이다.
만약 김도영이 없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타격 전 부문에서 호성적을 낸 이들과 달리, '타이틀'에 특화된 선수들이 더 주목받을 수도 있다. 이상할 정도로 분야별 타이틀 수상자가 나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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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왕' LG 오스틴 역시 만만치 않다. 타율 3할1푼9리 32홈런(공동 6위) 132타점(1위) OPS 0.957의 빛나는 성적을 냈다.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과 최다안타 1위를 다퉜던 SSG 에레디아(타율 3할6푼 1위)와 롯데 레이예스(최다안타 202개 1위) 역시 후보가 될 수 있다. 특히 레이예스는 2014년 서건창의 10년 묵은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201개)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깨뜨리며 202안타 신기록의 이정표를 세웠다. 2014년 당시 서건창은 박병호와 강정호 등 쟁쟁한 경쟁상대들을 무찌르고 MVP를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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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역시 타이틀 나눠먹기 양상은 마찬가지다. 올시즌 최고의 투수로 꼽힐만한 KIA 제임스 네일(12승5패, ERA 2.53)은 시즌 후반 뜻하지 않은 타구 직격 부상으로 이탈했고, NC 하트(13승3패, ERA 2.69) 역시 부진에 시달리며 다승왕을 놓쳤다. 네일은 평균자책점, 하트는 탈삼진 1위를 각각 차지하는데 만족해야했다. 다승 1위는 삼성 원태인과 두산 곽빈(이상 15승)의 몫이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