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타수 무안타' 로하스 기적의 스리런...'10위→9위→7위→6위→5위' KT, 가을야구서 마법 계속될까

입력
2024.10.02 13:26
수정
2024.10.02 13:26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KT 위즈의 마법은 정규시즌 145번째 경기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패색이 짙던 8회 극적인 홈런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으며 가을야구 행 막차에 탑승했다.

KT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 SSG 랜더스에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팀이 뽑아낸 4점을 모두 책임진 멜 로하스 주니어(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 1볼넷)였다. 로하스는 1회 첫 타석에서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KT 타선은 1회 로하스의 홈런 이후 엘리아스(6이닝 2피안타 1실점)의 구위에 눌려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사이 SSG가 3회 정준재의 동점 적시타, 5회 최정의 역전 적시타로 리드를 가져갔다. 8회에는 최정의 솔로포까지 터져 분위기는 SSG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위기의 순간 '약속의 8회' 기적이 일어났다. KT는 8회 말 선두타자 심우준이 노경은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가 추격의 기회를 만들었다. SSG 김광현이 불펜으로 등장하자 이강철 감독은 김민혁 타석에서 오재일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택은 적중했다. 오재일은 우전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이어갔다.



절호의 찬스에서 등장한 타자는 로하스였다. 올 시즌 김광현을 상대로 10타수 무안타 6삼진의 굴욕을 당했던 로하스는 정규시즌 천적 관계를 홈런 한 방으로 지워버렸다. 2-0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단숨에 승기를 가져온 KT는 9회 초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투입했다. 박영현은 오태곤에게 안타, 도루를 내주고 폭투까지 범했으나 3개의 아웃카운틀르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1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냈다.



KT는 지난해 10위에서 2위까지 8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리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그야말로 마법 같은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저력의 팀' KT는 2024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올해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3월 8경기 1승 7패로 10위에 머물며 최악의 출발을 보인 KT는 4월이 끝날 때만 해도 9위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5월 처음으로 월간 승률 5할 이상(13승 10패 승률 0.565)을 기록하며 순위를 7위로 끌어올린 KT는 6월 11승 1무 14패(승률 0.440)로 다시 주춤하며 9위로 내려앉았지만, 7월 월간 승률 1위(13승 6패 승률 0.682)를 질주하며 단숨에 6위까지 도약했다.



10위, 9위, 7위, 6위로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린 KT는 8월 무더위 속 더욱 치열해진 중위권 경쟁을 뚫고 월간 5할 승률(13승 13패)을 사수하며 마침내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9월 초반 4위까지 뛰어오른 KT는 한때 3위 LG 트윈스를 2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너무 급하게 올라간 탓일까. 9월 중순 두산에 4위를 내주고 5위로 내려앉은 KT는 무서운 기세로 쫓아온 SSG에 밀려 6위까지 밀려나는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도 시즌 막판 3연승으로 5위 자리를 선점한 KT는 SSG가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승무패가 모두 같아져 사상 최초의 5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2021년 1위 자리를 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커를 치른 경험이 있는 KT는 경기 중후반까지 끌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기회를 노렸고, 8회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아 승리를 가져갔다. KT는 역전승의 여세를 몰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최초의 업셋에 도전한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4승 12패로 크게 밀렸지만, '10타수 무안타'의 로하스가 그랬던 것처럼 KT도 '곰 공포증'을 마법으로 지워버리려 한다. 올해도 바닥부터 올라와 극적으로 가을야구 티켓을 따낸 KT가 또 한 번 마법을 일으켜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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