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과 인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韓야구 전설이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추신수'의 아름다운 이별 [MD인천]

입력
2024.10.01 07:10


SSG 추신수가 30일 오후 인천광역시 문학동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팬들과 인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추신수(SSG 랜더스)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전에 대타로 출전해 현역 생활 마지막 정규시즌 타석에 들어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했던 추신수는 막판 어깨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5위 결정전'으로 가야만 하는 SSG 입장에서도 타이트한 점수 차에 내는 선택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타선이 폭발하며 7-1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었고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추신수는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며 이날 경기장을 찾은 2만 3000명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관중들 역시 박수로 추신수의 마지막 타석을 반겼다. 추신수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그를 향한 박수는 멈추지 않았다. SSG 선수단 역시 더그아웃에서 나와 추신수에게 박수를 건넸다. 이숭용 감독은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해줬다.



SSG 추신수가 30일 오후 인천광역시 문학동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1사에서 타격을 마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1년 국제아마추어계약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2005년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으며 2006년 중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로 이적해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전해 나갔다.

2013시즌을 앞두고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그는 154경기 162안타 21홈런 54타점 107득점 타율 0.285 OPS 0.885를 마크했다. 112볼넷으로 1시즌 274출루를 기록했다.

신시내티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약 1708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7년 동안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뒤 빅리그 생활을 마무리했다. 통산 1652경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티율 0.275 OPS 0.824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SSG와 계약을 맺었다. SSG의 1호 영입생이 추신수였다. 데뷔 시즌 137경기 122안타 21홈런 25도루 69타점 84득점 타율 0.265 OPS 0.860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령 20-20클럽에 가입했으며 역대 최고령 단일 시즌 100볼넷(103볼넷)을 마크했다.

2022시즌에는 생애 첫 우승 반지를 꼈다. 112경기 106안타 16홉런 58타점 77득점 타율 0.259 OPS 0.812를 마크하며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및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지난 시즌에는 112경기 97안타 12홈런 41타점 65득점 타율 0.254 OPS 0.777이라는 성적을 남겼고 올 시즌은 78경기 71안타 5홈런 37타점 40득점 타율 0.281 OPS 0.776이라는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439경기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타율 0.263 OPS 0.812다.



SSG 추신수가 30일 오후 인천광역시 문학동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1사에서 2루 땅볼을 치고 있다./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추신수는 "텍사스에서의 마지막과 한국에서의 마지막은 확실히 온도 차가 있었다. 무관중일 때와 매진일 때, 만원 관중일 때…저는 이게 그리웠다. 제가 기립박수는 받는 것보다 그냥 (텍사스에서의) 7년이든 (SSG에서의) 4년이든 그곳에 있는 팬들에게 '감사했다'라는 메시지만 전달하고 싶었다. (텍사스에서는) 그것을 못 해서 굉장히 아쉬웠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그것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사실 저는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이 되면 제가 스스로 안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최)정이가 고맙게 홈런을 2개 쳐줬다. 정이도 제가 나가길 굉장히 바랐다. 경기 전에 '그런 상황 아니면 힘들지 않겠냐'라고 말했는데, 정이가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SSG는 이날 경기를 승리하며 5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오는 10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단판 승부를 펼친다. 주장 추신수는 "제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한 말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선수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며 "워낙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경험은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을 야구가 가까워지면서 선수들이 좀 더 힘을 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3년 동안 프로 생활을 했다. 그중 한국에서의 생활은 4년뿐이다. 추신수는 "4년째인데 한 10년 있었던 것 같다. 한국을 고등학교 이후에 떠나서 한국을 경험하는 것은 1년 중 겨울의 한 2주 정도가 전부였다. 한국에 살면서 정말 제가 기사로만 보고 들었던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고 밝혔다.



SSG 추신수의 부인 하원미씨와 딸이 30일 오후 인천광역시 문학동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추신수의 타석때 박수를 치고 있다./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날 추신수의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아내 하원미 씨와 딸 추소희 양이 경기장을 찾았다. 모녀는 추신수의 마지막 타석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두 아들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녀 함께 하지 못했다.

추신수는 "저는 못 봤는데, 앤더슨이 이야기해 줬다. 오늘 경기 전에 통화를 하며 '아마 대타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말만으로도 글썽이더라"라며 "저는 생각보다 담담했던 것이 어떻게 보면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이 욕심이었을 것 같다. 한 달 정도 훈련도 못 하고 경기도 못 뛰고 선수들과 동행만 했는데 노력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이 욕심인 것 같다. 그렇지만 어떠한 결과보다도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딸도 되게 냉정한 아인데, 안 울 텐데 눈물을 글썽이더라. 아들들이 학교 다닌다고 못 온 것이 아쉽기도 하다. 아마 기사로 접하겠지만,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며 "아시다시피 미국은 오늘 자고 내일 되면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탄다. 항상 이사를 하고 떠돌이 생활을 했기 때문에 학교도 항상 바뀌고 친구도 항상 바뀐다. 고생을 정말 많이 했을 것이다. 아이들한테 가장 미안하다"고 전했다.



SSG 추신수가 30일 오후 인천광역시 문학동 SSG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1사에서 타격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추신수의 마지막 타석이 끝난 뒤 SSG의 선수단과 코치진이 모두 나와 그를 환영했다. 추신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저한테 언질도 없었다. 1루 베이스를 밟고 돌았는데 선수들이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우리나라지만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가 와서 저에게는 다 새로운 것들인데, 동생들이 많이 도와줬다.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준 동생들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몸 상태는 현재 좋지 않은 상황이다. SS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경기에 나서는 것이 어렵다. 사실상 이날 경기 타석이 추신수의 현역 마지막 타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추신수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일단 좀 쉬고 싶다. 몸도 마음도 지쳤다. 앞으로 저희가 가을 야구를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선수로서 제가 가을야구를 하는 것은 조금 어려워 보이기는 한다"며 "이 자리에 오게끔 뛴 선수들이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뒤에서 응원할 생각이다. 감독님과 더 자세하게 의논을 해봐야겠지만,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좀 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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