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그냥 너무 답이 없으니까.”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최근 이범호 감독에게 “감 잡았다”라고 했다. 무슨 일일까. 그는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제외하면, 지난 10경기 타율이 0.257, 13차례 삼진을 당했다. 결국 김도영은 참지 못했다.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고 전력분석코치를 찾아갔다.
KIA는 그날 삼성에 연장 11회 끝 4-5로 졌다. 18시에 시작한 경기가 22시24분에 끝났다. 결국 김도영은 밤 11시가 다 돼 가는 와중에 퇴근도 하지 않고 ‘야구 열정’을 불태웠던 것이다. 김도영은 근래 확실히 삼진도 많았고, 뭔가 스윙이 흐트러진 느낌이었다.
김도영은 13일 경기 후 “저번 경기 끝나고 너무 그냥 답이 없으니까, 전력분석 코치님을 찾아가서 문제점이랑 타격 폼도 보면서 문제점을 찾았다. 바로 찾아서 전력분석 코치님과 계속 수정하면서 신경 써서 연습부터 했더니 진짜 느낌 자체가 되게 좋아졌다. 지금 느낌이 되게 좋은 것 같다. 뭐 바로 (효과가)나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차차 좋아지는 것 같다. 이제 감이 다시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김도영은 자신의 약점을 ‘셀프 공개’했다. “다른 타자들 같은 경우에는, 사이클이 떨어지면 그냥 공이 빗맞는 경우가 있다면, 저는 사이클이 떨어지면 조금 공이 아예 안 맞아버리는 경향이 작년부터 있었다. 왜 그럴까 생각을 계속 하면서, 타격폼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비교를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조금 그냥 공이 안 맞을 수밖에 없는 타격 폼을 갖고 있어서 바로 수정했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결국 중심이동에 문제가 있었음을 설명했다. 타격은 중심이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데, 중심이동이 급하게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준비자세에서 히팅포인트까지 가는 과정을 바로잡았다.
김도영은 “원래 같으면 뒤에서 조금 잡아주면서 나갔다면, 지금 좀 안 좋을 때 같은 경우에는 한 번에 이렇게 상체랑 같이 나가버리는 모습(동작 시범, 급하게 나감)이 있다. 변화구도 그렇고 공이 안 잡히는 이유가 그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 부분을 신경 썼다. 오늘 또 공이 맞기 시작해서 감 자체는 괜찮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13일 경기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쳤다. 키움 우완 루키 김윤하의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 하단으로 들어왔으나 가볍게 공략했다. 예전의 좋은 타격 리듬이 보였다. 그는 “그 안타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가면서도 (몸이)잡아주면서 나갔다. 연습한 부분이 바로 나와서 되게 만족스러웠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결국 30-30에 필요한 단 하나의 홈런이라도 안타 생산이 우선이라고 했다. 안타 생산도 자신의 좋았던 타격 매커닉을 유지하면서 하는 것과 운으로 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김도영은 짧은 슬럼프를 딛고 정상화 과정을 밟았다. 그날의 ‘늦은 퇴근’이, 김도영의 야구를 또 한번 살찌웠다. 야구를 잘 하는데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