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편차 없는 라우어 IN
부상 뒤 구속 ↓ 약점에도
20대·ML 통산 36승 경력
네일 넘어 1선발 기대감도
공통점은 좌완이라는 것 하나, 모든 것이 다르다. 이름값부터 피칭 스타일 그리고 특장점까지 모두 다르다.
어찌 보면 특정 타깃을 겨냥한 ‘스페셜리스트’를 보내고, 전체 선발진을 이끌 힘이 있는 ‘제너럴리스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대체 외인투수 캠 알드레드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한 KIA는 6일 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등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윌 크로우의 대체 카드로 지난 6월부터 KIA와 함께한 알드레드는 9차례 선발 등판에서 3승2패 평균자책 4.53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35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6으로 ‘교체’가 아닌 ‘대체’라는 타이틀을 단 외인투수로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알드레드는 선발투수이면서도 좌완 스페셜리스트에 가까웠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84에 피OPS 0.801로 저조한 편이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150에 피OPS 0.385로 극강의 수치를 찍었다. 오른발을 크로스로 내디디며 스리쿼터 각도로 만드는 궤적의 공에 좌타자 대부분이 고전했다.
알드레드는 또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는 유력 후보로 좌타자 주력인 LG를 상대로는 2경기 12.2이닝에 실점 없이 3안타만 내주는 ‘외계인급’ 피칭을 하기도 했다. KIA가 LG를 1순위 타깃으로 본다면 알드레드는 보내기 아까운 카드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KIA는 특정팀 ‘킬러’가 아닌 모든 팀을 압박할 수 있는 에이스급 확보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새 외인투수 라우어는 KIA가 원하는 에이스의 조건을 일단 갖췄다.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뛰며 통산 120경기(선발 112경기)에 출전해 36승37패 2홀드 평균자책 4.30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메이저리그 밀워키 소속으로 29경기에 선발로 나서 11승7패 평균자책 3.69를 올리기도 했다.
라우어는 좌완이지만 알드레드처럼 팔 각도를 내려 던지는 유형은 아니다. 좌완이지만 좌우타자 상대 기록 편차도 작다. 메이저리그 통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51에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66를 기록했다. 피OPS 또한 우타자 상대 기록이 0.755로 좌타자 상대 기록 0.759보다 오히려 살짝 좋다.
KIA는 라우어가 올시즌 1선발 역할을 한 제임스 네일만큼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실질적인 1선발 카드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 또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어느 정도 페이스의 라우어일지에 달려 있다. 라우어는 2022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은 뒤 2023시즌 글러브를 끼는 팔인 오른쪽 어깨 충돌중후군과 왼쪽 팔꿈치 부상 등이 겹치며 하락세를 보였다. 그해에는 메이저리그 9경기에만 선발로 나서 4승6패 평균자책 4.63에 머물렀다. 올시즌에는 피츠버그와 휴스턴 트리플A에서만 19경기(선발 16경기)에 등판하며 4승5패 평균자책 5.26을 기록했다.
라우어는 2023년 빅리그 기준 포심패스트볼(43.2%)에 컷패스트볼(35.8%)과 슬라이더(7.8%), 커브(12.4.%) 등을 섞어 던졌다. 2022년 평균구속 93.3마일(150㎞)이던 패스트볼이 2023년에는 90.8마일(146㎞)까지 떨어지는 등 부상에 다른 구속 저하가 나타났다. 95마일(153㎞) 이상 속도가 나오는 타구를 가리키는 ‘하드 히트’ 비율도 37.7%에서 45.1%로 증가하는 등 부정적 신호도 뒤따른 가운데 17.3%에 이르던 슬라이더 비율이 줄고, 컷패스트볼이 늘어나는 패턴 변화도 있었다.
사실 최근 지표만 보자면 불안 요소도 많다. 그러나 KIA에서는 라우어가 부상 뒤 ‘바닥’을 찍고 올라서는 흐름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95년생으로 투수로서 여전히 전성기 구간에 있다는 것도 KIA가 승부수를 던질 수 있던 이유다. 라우어는 지난 5일 입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