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데나스 태업은 아니라지만, 더 심각한 건 '등 돌린' 더그아웃 [IS 포커스]

입력
2024.08.07 12:04
카데나스. 삼성 제공


구단의 의견대로 태업은 아닐 거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팀워크와 더그아웃 분위기가 망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27)는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8회 대타 투입됐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난달 27일 허리 통증으로 이탈한지 약 열흘 만의 출전이었지만 카데나스는 여전히 허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였다. 더그아웃에서 내내 복대를 차고 앉아 있었고, 대타로 나서 스윙한 후에는 허리를 부여 잡았다. 결국 제대로 된 스윙도 하지 못하고 삼진 아웃 됐다. 

문제는 수비도 그랬다. 이후 9회 중견수로 투입된 카데나스는 김태연의 중전 안타 때 느슨한 수비로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전력질주도 아니었고 송구도 전력투구가 아니었다. 안일한 플레이로 타자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다. 단타가 장타가 된 장면을 본 투수 우완 이승현은 당황스럽다는 표정까지 지었다. 결국 박진만 감독은 바로 그를 김헌곤과 교체했다. 

카데나스가 대수비 교체됐을 때 당시의 삼성 더그아웃 상황(위)과 대타 삼진으로 돌아올 때의 박진만 감독 반응(아래). 티빙/SBS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대타 삼진으로 돌아왔을 때도, 수비 교체 때도 중계 카메라에 잡힌 삼성 더그아웃에선 그에게 위로의 한 마디를 건네는 선수는 얼마 없었다. 타석을 준비하던 윤정빈과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던 이병헌, 그의 '절친' 코너 시볼드와 트레이닝 코치 등만 약간의 박수를 보냈을 뿐이다. 박진만 감독의 표정은 싸늘하게 식었다. 

중계 화면만으로 삼성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모두 설명할 순 없다. 카데나스가 아니더라도 문책성으로 교체된 선수에게 인사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카데나스의 플레이는 팀 분위기에 결코 득이 되는 행동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삼성은 카데나스로 인해 엔트리 한 자리를 허무하게 날렸다. 열흘 전 병원 검진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고, 갈 길 바쁜 삼성은 조기 복귀를 기대하며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았다. 하지만 열흘 동안 카데나스는 돌아오지 못했다. 무더위에 한 사람 분을 더 뛴 선수들의 체력 소모만 늘었다. 그랬던 그가 돌아와서도 안일한 플레이를 했으니, 시선이 고울 순 없었다. 

선수가 고통을 호소하는데 억지로 투입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검진 결과에 이상이 없는데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다. 더군다나 카데나스는 후반기 반등을 위해 데려온 '대체 외국인 타자'다. 회복에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싶어도 남은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기다릴 여유는 없다. 박진만 삼성 감독의 이례적인 분노에도 이유가 있다. 

지난 7월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의 카데나스. 삼성 제공


'결단'을 내려야 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지만 그 '결단'도 쉽지는 않다. 외국인 교체 시기와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고, 1군 말소 역시 열흘을 추가로 허비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모로 어렵다. 아예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해 새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고 해도 그 전에 보여준 임팩트가 있어 빼기가 쉽지 않다. 삼성으로선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카데나스에게 달렸다. 카데나스는 지난 7월 데뷔하자마자 140m 대형포와 끝내기 투런포, 두 홈런으로 삼성의 분위기를 바꾼 바 있다. 복덩이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금, 다시 그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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