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절반, 후반기 순위 싸움 더 중요"…고졸루키 마인드 맞아? 'SV 역사+신인왕' 따라올까

입력
2024.07.09 15:10
 두산 베어스 김택연 ⓒ 두산 베어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하이파이브하는 김택연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아직 이제 절반 했기 때문에, 후반기 순위 싸움이 솔직히 더 중요하잖아요."

고졸 루키의 마음가짐이 맞나 싶다. 올해 신인왕 0순위로 꼽히는 두산 베어스 마무리투수 김택연(19)이 전반기보다 더 나은 후반기를 다짐했다. 전반기 활약에 만족하지 않고, 팀을 위해 더 많은 승리를 지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2022년 구단 역대 최저 순위인 9위에 머무는 굴욕을 맛봤지만, 덕분에 고교 최대어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 김택연을 품을 수 있었다. 김택연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신인답지 않은 마인드와 구위로 두각을 나타내며 눈도장을 찍더니 시즌 내내 두산 불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두산이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방출)와 브랜든 와델의 반복되는 부진과 부상 속에서도 전반기를 4위로 마칠 수 있었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김택연과 최지강, 이병헌 등 젊은 불펜들이 꼽힌다.

김택연은 전반기 38경기에서 2승, 8세이브, 4홀드, 38⅓이닝,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부터 필승조로 중용되면서 위기를 틀어막을 때 가장 먼저 이승엽 두산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고, 마무리투수 정철원-홍건희가 차례로 흔들리며 대안이 더는 없을 때는 김택연에게 뒷문까지 맡겼다.

이 감독은 "김택연이 언젠가는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선수라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는 빠르게 마무리 자리에 올랐다. 그 임무를 너무나 잘해 주고 있다. 압박감이 있고, 원래처럼 (구속과 구위를 평가하는) 수치가 안 나올 때도 막으면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택연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어려운 점도 많았고, 다 처음 해보는 일들이라 힘든 점도 있었다. 일단 지금까지 안 다치고 온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해에 마무리투수가 됐다고 해서 다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야 할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후반기가 이제 진짜 더 힘들 것이고, 더 어려울 것이기에 준비를 잘하려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데뷔 시즌, 그것도 전반기에 마무리투수를 맡으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김택연은 "전혀 생각 못 했다. 진짜 마무리를 전반기에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빨리 좋은 경험을 하게 됐는데, 중간 투수로 나가는 것보다 어려운 상황도 많을 것이고 앞으로 집중력이 높아야 할 상황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이브 상황에 나가는 자체가 내게는 큰 경험일 것 같고, 내년이 돼서 올해를 되돌아봤을 때 좋은 경험을 해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어려울까 생각했는데, 미래를 보고 생각하니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마무리투수를 맡으면서 달라진 건 예전보다 더 커진 책임감이다. 김택연은 "마무리투수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올라가려 하긴 하는데, 중간에서 던질 때로 똑같이 하려 하지만 책임감은 더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마무리투수는 어려운 상황에 올라가니까. 투수들이 앞에서 다 던지기 때문에 내 뒤에 투수도 많이 없고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세이브 상황이 되면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은 올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된다. ⓒ 곽혜미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왼쪽)과 김택연 ⓒ곽혜미 기자

김택연의 가장 큰 무기는 묵직한 직구다. 리그 최고 포수이자 팀 대선배인 양의지가 "(김)택연이 직구는 최고"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직구 하나만으로도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건 분명 큰 장점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직구의 강점을 더 살릴 수 있는 변화구도 열심히 다듬고 활용하고 있다. 김택연은 "슬라이더는 계속 많이 쓰고 있고 커브도 똑같이 던진다. 지금 스플리터를 연습하고 있는데, 체인지업 컨트롤이 조금 어려워 5~10% 정도 던지고 있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곳에 던져야 잘 쓸 수 있는데, 체인지업이 그게 잘 안 돼서 컨트롤이 잘되는 스플리터를 연습하고 있다. 경기 때도 많이 쓰고 있고, 수치도 좋아서 후반기에는 계속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경기 들어서 변화구 비중이 많아진 것 같다. 변화구 비중이 늘면서 변화구를 많이 맞기도 했는데, 직구를 던져도 맞을 수 있었던 거니까. 타자들이 공에는 다 적응을 한다. 그래서 나는 더 좋은 공을 던지려 해야 할 것 같다. 나보다 더 좋은 직구를 타자들이 많이 봤을 것이라 적응한다고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준비를 잘해야 한다. 직구 위력이 떨어지면 안 되고, 그러려면 힘도 떨어지면 안 되고, 체력 관리를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투수가 힘들면 야수도 힘들어지니까. 잘 버티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택연은 지난 5월 21일 SSG 랜더스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챙긴 뒤로 어느덧 세이브 8개를 챙겼다. 후반기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고졸 신인 역대 최다 세이브 신기록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기록 보유자는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으로 16세이브를 기록했다. 역대 신인 최다는 2002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이 기록한 28세이브다. 일단 2006년 나승현의 기록만 넘어서도 김택연은 올해 신인왕 레이스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김택연은 "일단 (기록을) 깨면 좋겠지만, 열심히 하고 또 안 다쳐야 한다"며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올려주셔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고, 투수코치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이제 절반을 했기 때문에 후반기가 솔직히 순위 싸움도 있고 더 중요하다. 날씨도 더워지기 때문에 후반기를 더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택연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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