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예스, 정말 고맙고 잘해줬다" 명장의 이례적 지명…'80G' 쉬질 않았다, 이러니 칭찬을 안 할 수 있나

입력
2024.07.07 17:01
수정
2024.07.07 17:01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1회초 1사 1,2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레이예스가 너무, 정말 잘해줬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몇 년 동안 외국인 타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딕슨 마차도가 팀을 떠난 뒤 운동신경이 좋은 DJ 피터스를 영입했지만, 2022시즌 85경기에 출전해 72안타 13홈런 타율 0.228 OPS 0.70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영입 당시부터 우려스러웠던 정교함에서 약점을 지워내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잭 렉스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고, 데뷔 첫 시즌 56경기에서 32안타 8홈런 타율 0.330 OPS 0.905로 펄펄 날아올랐다.

렉스의 훌륭한 활약에 롯데는 당연히 재계약을 제시했는데, 이듬해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인해 55경기에서 50안타 4홈런 타율 0.246 OPS 0.683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이에 롯데는 보스턴 레드삭스 트리플A에서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니코 구드럼을 영입하며 지난해 후반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구드럼과 동행은 악몽 그 자체였다.

시즌 막바지 순위가 모두 결정된 상황에서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구드럼이 남긴 스탯은 나쁘지 않았으나, 50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한 개의 홈런도 생산하지 못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까지 선정됐던 선수라고 보기에는 수비력에서도 기대 이하의 모습이 거듭됐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사령탑으로 부임한 직후 구드럼에 대해서는 교체를 하겠다는 단호한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롯데는 메이저리그 통산 5시즌 동안 394경기에 출전해 321안타 16홈런 107타점 타율 0.264 OPS 0.673의 성적을 남긴 빅터 레이예스를 영입했다. 레이예스는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5시즌 중 두 차례 1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2019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는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를 기록했을 정도로 정교함도 나쁘지 않은 선수였다. 그리고 레이예스의 영입은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1회말 무사 2,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레이예스가 8회초 1사 후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레이예스는 시범경기 8경기에서 7안타 타율 0.350 OPS 0.885의 성적을 남기며 기대감을 키우더니, 3월 7경기에서 11안타 1홈런 3타점 타율 0.393 OPS 0.988을 기록하더니, 4월에는 30안타 3홈런 16타점 타율 0.333 OPS 0.864로 펄펄 날아올랐다. 외국인 타자의 경우 KBO리그에 적응할 때까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레이예스에겐 해당되지 않는 모습. 특히 롯데가 시즌 초반 '꼴찌'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전준우와 함께 유이하게 '제 몫'을 해준 선수였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레이예스에게 휴식을 주고싶다는 뜻을 드러냈지만, 팀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한 번도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예스는 "체력 안배는 스스로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묵묵히 경기에 나섰고, 5월에도 29안타 2홈런 타율 0.302 OPS 0.799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게다가 롯데가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시기와 맞물리면서 레이예스는 한 달 동안 무려 27타점을 쓸어담았다.

이에 사령탑은 경기의 흐름이 크게 기운 상황에서 가장 먼저 레이예스를 교체하며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써줬고, 레이예스는 경기 중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험까지 하는 상황에서도 6월 37안타 1홈런 21타점 타율 0.398 OPS 0.969로 폭주했다. 그 결과 전반기 80경기(전경기)에 출전해 109안타 7홈런 69타점 43득점 타율 0.346 OPS 0.884의 성적을 거두는 중이다. 타율은 리그 7위(0.346), 최다안타 공동 3위(109안타), 2루타 3위(23개), 타점 4위(69타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레이예스가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 준비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가 끝나기 전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MVP로 고민 없이 레이예스를 꼽았다. 사령탑은 "지금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자신감도, 확신도 생기면서 여러 가지로 좋아졌다"고 전반기를 돌아보며 MVP를 묻는 질문에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봤는데, 누구라고 이야기하기가 좀 그렇다. 10년 정도를 하면서 항상 MVP는 '나'라고 이약를 많이 했다"고 껄껄 웃었다. 하지만 이내 레이예스의 이름을 호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레이예스가 너무, 정말 잘해줬다. 경기에서 거의 빠지질 않았지 않나. 다른 선수들도 물론 잘해줬지만, 레이예스가 너무 잘해줬다"고 거듭 칭찬하며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전경기를 열심히 뛰어주는 것이 정말 고맙고 칭찬해 주고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1994년생인 레이예스의 나이는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뛰었던 선수가 KBO리그행을 택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선수들이 KBO리그에서 성공한 뒤 빅리그 계약을 통해 미국으로 돌아갔던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의 성적이라면 빅리그 구단이 관심을 갖지 않을 이유도 없다. 후반기 레이예스가 또 어떠한 성적을 남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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