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차리고 설거지도 하는 테이블세터

입력
2024.07.03 06:31


1번 로하스·2번 강백호

둘이 합쳐 43홈런

발야구 안되는 KT

장타력 앞세운

맞춤형 1·2번

강백호(25·KT)는 데뷔 이후 여러 타순을 경험했다. 주로 중심타선을 지켰지만 2번 타자나 1번 타자로도 꽤 많이 출전했다. 여러 팀들이 ‘강한 2번 타자’를 기용하기 시작할 때 KT의 강한 2번 타자는 강백호였다.

올해는 중심타선에서 출발했다. 개막전에 5번 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지난 2년 간의 부진을 털고 일어서면서 이후 4번으로, 3번으로 이동해가며 초반 부진하던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강백호와 함께 KT 타선을 지탱한 타자는 멜 로하스 주니어(34)다. 로하스는 3번 타자로 개막전에 나섰다. 당시에는 배정대, 김민혁이 상위타선을 맡았고 박병호가 4번 타자로 로하스와 강백호를 앞뒤에 두고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배정대의 부상, 박병호의 부진과 트레이드로 KT 타선은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 KT의 톱타자는 로하스다. 로하스는 5월 중순부터 1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2번 타자로 강백호가 나서 로하스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다. 강백호는 이미 4월 중순부터 한동안 2번 타자로 출전했지만 당시에는 로하스가 중심타선에 있었다.

로하스가 본격적으로 1번 타자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5월19일 LG전부터다. 이후 한 달 이상을 꾸준히 1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4월24일 한화전부터 5월12일 두산전까지 2번 타자로 뛰었던 강백호는 다시 3번으로 돌아갔었다. 이후 6월20일 롯데전과 21일 LG전에서 강백호를 2번에 세워 이 특별한 테이블세터를 시험한 KT는 지난 6월27일 SSG전부터 다시 둘을 1·2번 타자로 앞세워 3승1무를 기록했다.1일까지 로하스는 타율 0.319 21홈런 68타점을 기록 중이다. 강백호는 타율 0.309 22홈런 66타점을 올리고 있다. 리그에 20홈런을 친 타자가 아직 5명뿐인데 그 중 둘을 보유한 KT는 그 둘을 타선의 맨 앞에 세우고 있다. 타점에서 로하스가 3위, 강백호가 5위고 득점 역시 로하스가 2위, 강백호가 3위다.

KT가 해결사 둘을 오히려 맨앞에 세우는 것은 출루율 때문이다. 로하스는 시즌 출루율이 0.425로 리그 5위다. 강백호도 출루율이 0.374로 KT 팀내에서 로하스 다음으로 높다.

특히 올해 로하스의 볼넷이 크게 늘었다. 타격 4관왕에 올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됐던 2020년에는 65개였던 볼넷이 올해는 벌써 55개다. LG 톱타자 홍창기(60개) 다음으로 많다. 로하스가 출루율을 높이면서 KT 맞춤형 1번 타자로 자리를 잡아가자 KT는 역시 강타자인 강백호를 바로 뒤에 붙여 득점 확률을 높인다. 로하스는 “잘 치는 강백호가 바로 뒤에 있을 때 타석에서 더 집중하게 된다”고 했다. 상대들은 강백호가 뒤에 있으니 로하스와도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KT는 1일까지 82경기를 치르는 동안 도루가 불과 42개로 키움(30개)에 이어 리그에서 가장 적은 팀이다. 도루 10개를 한 선수가 아직 한 명도 없는데 그 중 강백호가 5도루를 기록 중이다. 반면 홈런은 로하스와 강백호를 앞세워 88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이 쳤다. 어차피 뛰는 야구가 안 되는 팀 특징에 장타력을 앞세워 테이블세터도 맞춤형으로 향하고 있다.

로하스와 강백호는 올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같이 올라선 상태다. KT는 타순 변화가 심하다. 또 상황에 따라 강백호의 자리는 이동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역대 가장 파괴적인 테이블세터가 KT를 맨앞에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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