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이겨낸다" 마인드도 돌직구도 오승환, 박영현의 마무리 성장기 [IS 스타]

입력
2024.07.02 12:04
3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 KT 더블헤더 2차전. KT 마무리 박영현이 9회 등판 역투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6.30.


"무조건 이겨내자는 마음이었죠."

KT 위즈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21)이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랜 꿈이었던 '제2의 오승환'을 향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올 시즌 팀의 마무리투수 중책을 맡은 박영현은 시즌 초반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 팀의 잦은 패배로 세이브 기회가 적었고, 구속과 구위도 떨어져 평균자책점(ERA)이 7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최연소 홀드왕(32개, ERA 2.75)을 거둔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은 성적이었다. 

최근엔 아홉수에 빠질 뻔했다. 9세이브를 달성한 뒤 나선 지난달 30일 수원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박영현은 이날 더블헤더 1차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1로 앞선 9회 초 2아웃에서 야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박영현은 류지혁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3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 KT 더블헤더 2차전. KT가 8회말 터진 감백호의 솔로포로 2-1 승리했다. 경기종료후 마무리 박영현과 포수 강백호가 손을 맞잡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6.30.


2차전에서도 똑같은 상황을 맞았다. 2-1 리드 상황에서 9회 야수 실책으로 선두타자를 출루시킨 것.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옛 동료인 강타자 박병호를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우더니 이어진 1·2루 위기에서 두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마쳤다. 10세이브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기백으로 아홉수를 떨쳐냈다. 당시 "화가 났다"라고 돌아본 박영현은 "수비 실책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라며 1차전에서 동점 적시타를 내준 자신을 자책했다. 이내 그는 "다시 기회가 오면 '무조건 이겨낸다'는 생각이었다. (2차전에서) 기회가 다시 와서 잘 이겨냈다"라며 기뻐했다. 

값진 경험을 쌓았다. 박영현은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세이브도 해나가며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라면서 "시즌 초반에는 (풀타임 마무리 경험이 처음이라) 어색했는데, 지금은 압박감을 견딜 힘도 생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원 KT-삼성전을 앞두고 만남을 가진 박영현(KT)과 오승환(삼성). 사진=수원 윤승재 기자


우여곡절 끝에 얻은 10세이브. 박영현은 '제2의 오승환'을 향해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데뷔 전부터 오승환이 롤모델이었던 박영현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꿈꾸며 커왔다. 데뷔해인 2022년부터 필승조에서 활약한 그는 2023년 셋업맨에 이어 올 시즌엔 마무리 보직을 맡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10세이브는 박영현에게 의미가 크다.

초반 부진도 씻어냈고, 구위도 회복했다. 높은 분당 회전수(2709.7rpm)를 자랑하며 전성기 오승환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시즌 초 140㎞대 초반에 허덕이던 구속도 5월 중순 이후로 140㎞대 후반으로 급상승했다. 박영현도 "구위는 스스로도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시즌 초와 달리 지금은 밸런스도 잡혔고, 원하는 곳으로 잘 던진 공도 나오고 있다"라며 자찬했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 LG 더블헤더 2차전. KT 마무리 박영현이 9회 등판 역투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6.23.


박영현의 반등과 함께 KT도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4연속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거두며 하위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영현은 "나도 팀을 믿고 있고 팀도 나를 믿고 있어서 내가 있는 거다"라면서 "그만큼 나도 팀의 승리를 더 많이 지켜서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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