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치고 올라간다, 마무리 박영현이 살아났다…“100% 돌아왔다”[스경x현장]

입력
2024.07.04 10:51
수정
2024.07.04 10:51




박영현(21·KT)은 프로 2년 차던 지난해 68경기 32홀드 평균자책 2.75로 ‘홀드왕’에 올랐다. 묵직하게 뻗는 직구가 일품이었다. 마치 오승환(삼성)의 ‘돌직구’를 보는 듯했다. 국가대표팀 필승조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NC와 플레이오프에선 4경기 2홀드 무실점 완벽투로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스무 살 젊은 투수가 많은 것을 해냈다.

올핸 팀의 새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맞았다. 기존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비시즌 삼성으로 이적한 공백을 메웠다. 시기의 차이일 뿐, 언젠가 박영현이 맡을 자리였다. 그러나 박영현은 첫 경기였던 수원 삼상전에서 1.1이닝 4실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했고, 전반적으로 안정감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긴 이닝을 던진 여파 때문인지 구위가 예전 같지 않았다. 박영현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75.1이닝, 포스트시즌 8.2이닝 등 총 84이닝을 소화했다. 국제대회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이 던졌다. 올 시즌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극명했다. 5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 0.68을 찍었던 그는 6월 11경기 평균자책 8.71을 기록했다.





전반기 막바지, 마침내 감을 잡았다. 박영현은 지난 2일 대전 한화전 3-3 동점이던 9회말 1사 1루에 등판해 연장 10회말까지 1.2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특히 10회말 황영묵을 삼진으로 잡을 때 던진 결정구 빠른 공은 레이저처럼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꽂혔다. 이강철 KT 감독은 “진짜 좋았을 때 공이 나온다”며 감탄했다.

박영현은 3일 대전 경기에서도 3-2로 앞선 8회말 2사 1·3루에 등판해 아웃 카운트 4개를 실점 없이 잡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날까지 박영현은 35경기 6승2패 11세이브 평균자책 4.83을 기록했다. 경기 뒤 만난 박영현은 “요즘 안 좋았을 때와 좋았을 때를 비교하고 연구하면서 좋았던 때의 폼을 찾으려고 했다”며 “어제 오늘 느낌대로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만 보면 (기량이) 100% 다 돌아온 것 같다. 공도 그렇고, 자신감도 많이 돌아왔다”며 “원하는 코스에 어떻게든 똑같은 구속을 내서 타자를 압도하는 게 중요했는데, 그게 잘 됐다”고 이야기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박영현은 마무리 투수로 처음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그는 전반기를 돌아보며 “뼈 아픈 시련을 많이 겪었다. 그래도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영현은 후반기 더 바빠질 전망이다. 강력한 뒷심을 자랑하는 KT가 전반기 막판 5연승(3일 기준)을 질주하며 어느새 7위까지 점프했다. 5위 SSG와 격차는 3경기다. 팀이 승리할 기회가 많아지면, 마무리 투수도 덩달아 분주해진다.

박영현은 “앞으로 KT가 더 많이 이길 것 같아서 저도 팀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고 싶다”며 “오늘처럼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연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실시간 인기 키워드
  • 잉글랜드 스위스전 승리
  • 네덜란드 4강 진출
  • KBO 올스타전 나눔 승리
  • 최형우 올스타전 최고령 MVP
  • T1 e스포츠 월드컵 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