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도 궁금하다, 자신의 끝이 어딜지…고집스러움이 만든 2505안타, 3000안타도 꿈 아니다[스경x인터뷰]

입력
2024.06.21 05:30




손아섭(36·NC)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는다. 야구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른다. 그저 좋은 습관일 거라고만 생각하고 멀리했다. 그는 자신을 ‘예민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본인이 정한 루틴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2007년부터 18년째 야구를 하고 있다.

혹자는 손아섭을 ‘천재 타자’라고 평한다.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성장하기까진 분명 재능의 힘도 작용했을 테다. 그러나 본인은 천재라는 수식어를 거부한다. 그는 지금의 손아섭을 만든 원동력으로 ‘간절함’을 꼽는다. 어떻게든 투수를 이겨보려고 치열하게 살아온 순간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손아섭은 예민하고, 간절하고, 치열하게 선수 생활을 했다. 프로에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던 그만의 비결이다. 손아섭은 프로 4년 차던 2010년 129안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4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과 2012(158개), 2013(172개), 2017(193개), 2023(187개)시즌 등 총 네 차례 최다 안타 부문 1위에 올랐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진 KBO 최초로 8시즌 연속 150안타를 쳤다.





KBO리그 안타의 역사는 서서히 손아섭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2021년 7월10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로 달성한 2000안타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지난 6월15일 창원 삼성전에선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에 이어 KBO 역대 2번째로 2500안타 고지를 밟았다. 20일 잠실 두산전에선 2504번째 안타를 기록해 박 위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아섭은 바로 다음 날인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박 위원을 뛰어넘고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6회초 2사에서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KBO 통산 2505호 안타를 기록하며 최다 안타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이닝 교대 시간을 활용해 진행된 기념식에선 잠실구장에 있던 모든 이가 손아섭의 대기록에 환호했다.

양 팀 선수단은 그라운드로 나와 박수를 치며 ‘레전드’를 예우했다. 홈·원정 구분 없이 관중 1만909명도 큰 함성으로 축하했다. 1위 타이틀을 넘겨주게 된 박 위원도 이날 잠실구장을 찾아 손아섭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박 위원은 “손아섭은 그 누구보다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타자”라며 “3000안타 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의 앞길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손아섭은 “정말 1등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간이 모여 대기록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동안 고생하고 노력한 시간을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느낌이라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새로운 역사를 쓴 날, 손아섭은 ‘초심’을 이야기했다. 그는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안타를 몇 개 더 칠 수 있을진 모르지만 분명한 건 이게 끝은 아니”라며 “지금부턴 정말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지금 같은 마음으로 뛴다면 저도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기대를 품었다.

이제 손아섭의 시선은 미지의 영역인 ‘3000안타’로 향한다. 그는 “기록을 의식하게 되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역효과가 나서 특정 숫자를 목표로 잡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부상 없이 열심히 뛴다면 많은 분이 바라는 그 숫자(3000안타)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아섭의 내일은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는 꾸준함의 비결을 묻는 물음에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들기 전까지 일정한 루틴을 지킨다”고 말했다. 그 고집스러움이 2505안타를 만들었고, 또 3000안타의 희망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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