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안타 17득점이 오가는 난타전 속에서…6이닝 4실점, QS 가까이 기록한 롯데 박세웅이 거둔 소득

입력
2024.06.16 10:31


6명과 9명.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에서 양 팀의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의 수다.

롯데는 6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LG는 무려 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거의 이닝당 한 명 꼴로 오른 셈이다.

이날 경기는 난타전의 양상으로 진행됐다. 롯데가 18안타, LG가 12안타를 치는 등 총 30안타가 나왔고 득점도 롯데가 9득점, LG가 8득점으로 두자릿수 득점이 나왔다. 거의 매 이닝 점수가 나면서 경기가 역전에 역전을 반복했다.

그런 가운데 선발 투수가 최대한 오래 마운드를 지킨 롯데가 승리를 차지 할 수 있었다.

박세웅은 이날 6이닝 5안타 3볼넷 7삼진 4삼진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선발승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지난달 22일 KIA전에서 8이닝 1실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6이닝을 넘겼다.

최근 박세웅은 어렵게 경기를 펼쳤다. 시작은 지난 5월28일 한화전이었다. 이날 박세웅은 4.2이닝 동안 11안타 1홈런 3볼넷 1사구 4삼진 10실점(9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박세웅이 10실점을 한 건 데뷔 후 1군 첫 해인 201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박세웅이 두자릿수 실점을 하는 동안 교체를 하지 않았다.

박세웅의 한화 공포증을 이겨내라는 뜻도 있었다. 박세웅은 한화에 유독 약했다. 통산 17경기에서 단 1승만 거뒀고 9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은 8점대(8.51)이다. 상대한 9개 구단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이날 이후도 박세웅은 충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지난 2일 NC전에서도 4.2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9일 SSG전에서도 5이닝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코칭스태프는 박세웅이 워낙 섬세한 투수인 것을 알기에 스스로 극복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박세웅은 15일 LG전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1회는 조금 위태했다. 1사 후 문성주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박세웅은 김현수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우면서 두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오스틴 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2·3루의 위기를 맞았고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박해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박세웅은 구본혁에게도 볼넷을 줘 한 점을 더 빼앗겼다.

힘겨운 1회를 보낸 박세웅은 2회부터는 자신의 피칭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2사 후 다시 마주한 문성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3회에는 세 타자를 삼자 범퇴로 돌려세웠다.

4회에는 1사 3루에서 박동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하나와 득점을 맞바꿨고 5회에는 1사 1·3루에서 2루수의 야수 선택과 포수의 포구 실책 등으로 한 점을 더 내줬다.

워낙 양 팀의 타선이 달아오른 상태였기에 마운드를 지키는게 쉽지 않았다. 1회에는 1-2로 뒤처져있던 롯데는 3회에는 2-2 동점을 만들었고 4회에도 한 점 씩을 더 주고 받아 3-3이 됐다. 5회에는 3-4로 뒤처졌으나 6회 2점을 뽑아내며 다시 5-4로 역전했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박세웅은 6회까지 제 몫을 다 했다. 6회말에는 박해민-구본혁-신민재로 이어지는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일단 팀의 리드를 지켰다.

박세웅이 홀로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LG는 거의 매 이닝마다 투수를 바꿨다. 선발로 나온 김유영이 1이닝을 던졌고 이지강이 1.2이닝, 김대현이 0.2이닝, 김진수가 1.2이닝, 백승현이 1이닝을 책임지는 등 5명의 투수가 투입됐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에서 결국 승패는 갈렸다. 9회 나승엽의 우전 적시타로 롯데가 9-8의 리드를 잡았고 한 점차를 마무리 김원중이 지켜내면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혈투를 펼친 데다 투수들의 소모까지 많았으면 더욱 타격이 클 법 했을 경기였다. LG는 무려 9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졌고 롯데는 박세웅이 6회까지 버틴 덕분에 6명의 투수로 장장 4시간55분에 달하는 경기를 지켜낼 수 있었다.

박세웅이 살아난 모습을 보인 것도 롯데로서는 소득이다.

박세웅은 김태형 롯데 감독이 부임할 때부터 에이스로 점찍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가장 큰 걸림돌도 해결했다. 올시즌 롯데 국내 선발진은 계속 변화해왔지만 박세웅만큼은 굳건히 제 자리를 지켰다. 한화전에서 암초를 만나면서 6월까지 부진이 이어졌지만 결국 박세웅은 제 몫을 해내면서 스스로 이겨낸 모습을 보였다.

최근 롯데 국내 선발진은 박세웅을 필두로 김진욱, 나균안 등으로 구성됐다. 김진욱은 아직 경험이 더 필요한 유망주고 나균안도 올시즌에는 부침이 심했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박세웅이 짊어져야할 책임감은 더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세웅은 결국 자신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이겨냈다. 롯데로서는 여러모로 소득을 얻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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