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속출 KBO리그, 이제는 감독의 시간이다 (칼럼)

입력
2024.06.13 11:30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감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감독들의 역량이 순위에 반영되는 시점이 있다.

바로 부상자가 발생하여 전력 공백이 불가피할 때다. 주전급 선수가 많이 이탈할수록 감독은 어떠한 선수를 써야 할지 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그 선수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경우, 감독의 용병술이 빛나는 것이다. 지난해 LG가 우승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 제한적인 기회를 받아 주전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주자 요원으로만 생각했던 신민재의 고정 2루수 출장이 좋은 예다.

공교롭게도 현 시점에서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12일 경기를 앞두고도 KIA의 김선빈이 이탈했고, 삼성의 외국인 타자 맥키넌도 왼쪽 발가락에 타구를 맞고 경기 도중 교체되기도 했다.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팀이건, 그렇지 않은 팀이건 간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역대급 순위 경쟁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지난 3일간 1위 자리의 주인이 두 번이나 바뀐 것만 봐도 그렇다.

이에 대해 야구 원로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야구인은 MHN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프로야구는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따라서 부상과의 싸움은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다. 베스트 나인만으로 전 경기를 치를 수 없다. 10개 구단 모두 부상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1년 계획을 세워 각 포지션에 돌발 변수가 생길 때 어떻게 메꿔 나갈 것인지,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라며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건넸다. 물론, 제대로 몸 관리를 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실망은 할 수 있겠지만, 이를 뛰어 넘어 감독은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메이저리그에서 뉴욕 양키스는 투수쪽에서만 25명의 선수를 기용하는 등 많은 부상자로 인하여 힘든 일정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조 토리 감독은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잘 추슬렀고, 결국 9년 연속 동부지구 우승에 이른 바 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는 디트로이트에 막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한꺼번에 3~4명씩 콜업되어 감독이 이름조차 외울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최상의 결과를 낸 것이었다.

올해에는 누가 2006년 조 토리 감독처럼 깜짝 스타를 발굴하여 순위 변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만하다.<저작권자 Copyright ⓒ MHNsports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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