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속에서 캔 감자를 어쩌나… SSG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 시라카와 두산행 가능성 있나

입력
2024.06.27 07:40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이며 SSG를 고민에 빠뜨린 시라카와 케이쇼 ⓒSSG랜더스 복사근 부상을 털어내고 퓨처스리그 재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로에니스 엘리아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강화, 김태우 기자] "엘리아스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복사근 부상으로 지난 5월 19일 갑작스럽게 1군 엔트리에서 빠진 SSG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6)는 치료 및 재활을 마친 뒤 두 차례의 퓨처스리그 재활 등판을 가졌다. 6월 20일 고양(키움 2군)과 경기에서 3이닝을 던졌고, 26일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기에서 예정대로 4이닝을 소화했다. 전반적인 경기 내용을 총평하면 '정상적'이었다.

직전 등판에서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6㎞ 정도였다. 자신의 시즌 최고 구속보다 많이 모자랐다. 그러나 26일 등판은 달랐다. 1회부터 작정하고 던진 엘리아스의 패스트볼 구속은 140㎞대 후반을 꾸준하게 유지했고, 이날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좌·우 타자 몸쪽을 거침없이 찔렀고, 높은 쪽 코스도 잘 공략했다. 다양한 변화구도 모두 실험했다. 4이닝 동안 특별한 문제 없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재활 등판 마무리였다.

엘리아스는 경기 후 "공을 던지고 나서 전반적인 느낌은 매우 좋았다. 몸과 마음이 준비가 잘 됐다고 확신이 들 정도로 강함이 느껴졌다"고 자신하면서 "항상 자신감 있던 내 모습을 찾기 위해 야구장 뒤에서 많은 훈련을 하며 준비했다. 엘리아스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인터뷰 어조가 꽤 강하고 자신에 차 있었다.

그 배경에는 역시 시라카와 케이쇼(23)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SSG는 엘리아스가 부상을 당했고, 6주 정도 재활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확인하자 올해 KBO리그에 도입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일본 독립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던 시라카와를 영입해 엘리아스의 공백을 메웠다. 처음에는 다소 우려도 있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시라카와는 최고 150㎞를 넘는 빠른 공, 여기에 포크볼·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며 괜찮은 활약을 했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 투구를 했다. 압도적이지는 않아도 팀 승리의 발판을 놓기에는 충분한 투구였고 실제 2승을 했다. 전체적인 인성과 이미지에서 '호감'을 얻기도 했다. 팬들도 감자라고 부르며 좋아한다. 자연히 시라카와와 엘리아스를 비교하는 시선이 늘었다. 전체적으로 공을 던지는 클래스와 검증 측면에서는 엘리아스가 낫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지만, 부상 경력이 있고 시라카와의 최근 보여준 구위도 만만치 않았다.

SSG는 이제 결정을 해야 한다. 시라카와는 6주 계약을 했고, 이제 그 계약 기간이 끝나간다. 시라카와를 계속 쓰려면 엘리아스를 방출해야 한다. 반대로 엘리아스를 쓰면 시라카와는 보류권 없이 자유의 몸이 된다. 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엘리아스의 투구를 지켜보기 위해 이숭용 감독은 물론 민경삼 대표이사와 김재현 단장까지 강화에 총집결한 건 다 이유가 있다.

SSG는 이날 보여준 엘리아스의 투구를 토대로 앞으로의 외국인 운영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간이 없는 만큼 빠르게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 다만 시라카와를 계속 쓰기 위해서는 하나의 걸림돌이 있다는 건 분명하다. 이미 로버트 더거를 드류 앤더슨으로 바꾼 SSG다. 시라카와를 결정하면 외국인 교체 한도를 다 쓴다. 시라카와는 풀타임 경력이 없어 사실 후반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판단 근거가 백지에 가깝다. 브랜든 ⓒ곽혜미 기자

만약 시라카와가 일본 독립리그보다 더 빡빡한 KBO리그 일정에 적응하지 못하면 낭패다. 반대로 일단 엘리아스를 택하면 지켜보다 7~8월에 미국에서 더 좋은 선수가 나오면 교체할 수 있는 하나의 여지가 있다. 기량이 아니라 제도적인 측면에서 시라카와가 하나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만약 SSG가 시라카와를 포기하면 다음 거취가 관심이다. 시라카와는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 지명을 원하고 있다. 그게 궁극적인 꿈이다. 하지만 한국에 뛰는 상황에서도 드래프트 참가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라카와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팀도 있다.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이탈해 3주 이상 결장이 예상되는 두산이다.

현재 미국에 수준급 선수가 마땅치 않고, 브랜든은 이미 보여준 게 많은 선수다. KBO리그 3년 동안 43경기에 나가 23승10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올해도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2로 괜찮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이 경우 브랜든이 돌아오기 전까지 시라카와를 단기로 영입해 쓸 수도 있다. 규정상 문제는 없다. 두산도 브랜든을 놓고 여러 가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리그의 투수도 보고 있고, 한편으로 시라카와의 투구 내용도 현장서 직접 지켜봤다. 시라카와의 거취가 관심이 될 전망이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실시간 인기 키워드
  • 아르헨티나 3연승
  • 독일 8강 진출
  • 김하성 8경기 연속 안타
  • KBO 우천취소
  • 오타니 26호 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