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충격의 평균자책점 8.78.

한화 이글스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21)는 본래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동갑내기 김도영(21)과 올 시즌 첫 문김대전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문동주는 4월28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3⅓이닝 10피안타 3피홈런 1탈삼진 2사사구 9실점 패전)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내고 1군에서 말소됐다.

문동주는 올 시즌 6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8.78이다.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2023시즌(23경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보다 고전하는 흐름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국제대회 경험까지 쌓았고, 구단의 철저한 관리로 건강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결국 최원호 감독은 경험의 문제, 경기운영의 미숙을 들었다. 사실 경기운영이라는 게 추상적인 얘기다. 결과론이다. 투수는 자신의 무기를 잘 사용해서 아웃카운트를 잡으면 되는 것이다. 문동주 본인이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했던 얘기다.

아무래도 문동주의 투구폼이 다소 깨끗한 면은 있고, 150km대 중~후반의 빠른 공에 비해 변화구 구종가치가 높은 편은 아니다. KBO리그 타자들이 빠른 공이 가운데로 들어오면 상당히 잘 친다. 그렇다고 투심이나 커터 등 홈플레이트에서 변화가 심한 공을 가진 것도 아니다. 커맨드가 좋은 편도 아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작년과 구종 별 구사 빈도는 비슷하다. 그러나 피안타율이 확연히 높아졌다. 갑자기 확연히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된다.

2군에서 투구 매커닉, 밸런스 등을 점검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재충전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기술적으로 확 나아질 수 없지만, 문동주는 역시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15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은 문동주만 갖고 있는 무기다.

최원호 감독은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열흘간 쉰다. 1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1차전(대전)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열흘간 대단하게 준비하기엔 쉽지 않다. 더 잘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리면 스트레스도 받고 심적으로 쫓기고 그런다. 그런 부분을 회복하는 시간이다. 휴식을 주면서 재충전하고, 마음도 다듬고, 새로운 마음으로 등판시키는 목적이다”라고 했다.

이게 야구다. 최원호 감독은 “아직 어리니까 뜻대로 안 풀리면 경험 많은 선수들보다 스트레스도 많이 생길 수 있다. 올 시즌 우리 팀에서의 기대도 크고, 외부에서도 높은 기대가 있지 않나. 뜻대로 안 되다 보니 그렇다”라고 했다. 안타까운 시선도 읽혔다.

장기적으로 구종을 추가하는 것보다, 현재 구사하는 주무기 커브 외에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더 다듬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봤다. 포심과 커브가 주 무기지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안 던지는 건 아니다. 체인지업의 경우, ‘대가’ 류현진에게 새롭게 배운 부분도 있다.

최원호 감독은 “주무기가 빠른 공이다. 체인지업은 현진이나 (펠릭스)페냐에게 새롭게 배워서 빈도를 높이는 상황이었다. 다른 변화구를 추가하는 것보다 갖고 있는 구종을 잘 다듬는 게 필요하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다양한 플랜으로 임하는 게 중요하다. 위기를 넘어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끌고 갈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안 좋을 때 확 무너지는 것만 줄이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