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문 이정은6, 재기 구슬땀…"성적 안났지만 성장, 올핸 빛날 거예요"

입력
2025.01.05 10:56
수정
2025.01.05 17:38
이 악문 이정은6, 재기 구슬땀…'성적 안났지만 성장, 올핸 빛날 거예요'

[서울경제]

“새해는 투어 10년 차를 맞는 해이자 골프 입문 20년이 되는 특별한 해예요. 작년에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성장한 부분도 많은 만큼 올해는 꼭 시즌 최종전에 초대 받을 수 있도록 잘해볼 겁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인 2017년에 사상 첫 6관왕을 차지하고 이듬해에도 상금과 평균타수 1위에 오른 이정은6(29·대방건설).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수석 합격하고 주 무대를 옮긴 그는 2019년 LPGA 루키 시즌에 최고 메이저 대회라는 US 여자오픈을 제패해버렸다. 신인상도 그의 차지. 그대로 성공가도만 달릴 것 같았다.

하지만 얄궂은 골프는 그 후로 이정은에게 등을 돌려버린 형국이다. 잡힐 듯하던 2승째는 점점 멀어져 갔고 지난해는 톱10 진입이 아예 없는 최악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20개 출전 대회 가운데 열 번을 컷 탈락했다.

그러나 한 해 4승 등 통산 6승을 올렸던 국내 투어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정은의 재기를 의심치 않는다. 이정은의 영원한 롤모델인 ‘프로 대회 통산 66승’의 신지애도 그중 하나다. 최근 경기 성남의 한 골프 연습장에서 만난 이정은은 “신지애 프로님은 ‘볼 스트라이킹은 타고났다’ ‘잘하는 아이니까 자신감 잃지 마라’는 얘기를 늘 해주신다”며 미소를 보였다.

타고난 샷에도 5년 동안 우승이 터지지 않는 이유는 대체 뭘까. 이정은은 “연습한 만큼 실전에서 나오지 않는 게 선수들은 가장 답답한 법인데 그동안의 내가 그랬다. 연습량은 결코 부족하지 않은데…”라고 했다. 미세한 부분의 스윙 교정에 매달려온 그는 “돌아보면 미국 진출 후 2~3년 간 사실상 혼자 연습하면서 몸의 회전을 바로잡으려 했고 다소 잘못된 방향으로 연습을 너무 많이 한 결과로 큰 근육이 잘못 잡혀버린 측면이 있다. 지금은 샷이 안 되는 주된 원인을 찾았으니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나을 거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악문 이정은6, 재기 구슬땀…'성적 안났지만 성장, 올핸 빛날 거예요'

국내 투어로의 복귀를 생각한 적은 없을까. 이정은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에 가면 한국 투어 대회도 기회 되면 더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죠. 하지만 ‘미국에서 안 되니 한국 갈까’ 이런 생각은 전혀 해본 적 없어요. 한국 투어도 결코 쉬운 투어가 아니고 미국에서 안 되면 한국에서도 안 된다고 봐요, 저는.”

성적이 안 나는 사이에 골프는 어떤 면으로는 더 성숙해졌다. 이정은은 “전체적으로 샷이 다 안 되다 보니 쇼트 게임과 트러블 샷 기량이 늘었다. 가장 잘 치던 시기에는 쇼트 게임은 잘 못해도 샷으로 먹고 사는 선수였는데 완전히 바뀐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분명히 성장한 부분이 있다. 컷 탈락하면 하루는 연습하고 하루는 주변 관광을 하면서 골프 외적으로도 여유를 갖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돌아봤다. 영어도 늘었다. 이정은은 최근 미국의 인기 팟캐스트 골프 방송에 나가 2시간 여 동안 진행자들과 큰 무리 없이 영어로 소통했다.

이정은은 당장 ‘올해는 꼭 우승하겠다’는 식의 각오를 말하지 않았다. 대신 “그린 적중률을 끌어올리는 게 첫 번째이고 평균 타수도 많이 낮춰야 한다. 시즌 포인트 톱60에 들어서 내가 좋아하는 아시아 대회들을 다 참가하고 시즌 최종전인 CME 투어 챔피언십을 나가는 게 목표”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해 겨울 훈련에 들어가는 이정은은 다음 달 6일 파운더스컵이 새 시즌 첫 출전 대회다. 연말 팬클럽 모임에서 변함없이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어느 때보다 뭉클했다는 그는 “다시 자신감을 얻는 한 해가 되면 좋겠고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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