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다승왕 5인방 중 3명이 ‘같은 모자’를 쓰고 새 시즌을 출발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예원(22)과 박현경(25)에 이어 배소현(32)도 기존 후원사에서 다른 회사로 최근 이적에 합의했다. 이제 셋 모두 메디힐 소속이다. 메디힐은 엘앤피코스메틱의 대표 브랜드. 2009년부터 선보인 마스크팩 제품이 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이후 사드·한한령 등에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며 2023년부터 실적을 회복했다.
메디힐은 2017년 골프 선수 후원을 시작하면서 골프단을 창단했으며 기존 후원 선수로 이다연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뛰는 안나린 등이 있다.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의 의지로 올해 메디힐은 국내 골프단 가운데 최정상 라인업을 구축했다. KLPGA 투어에서 국내 기업과의 최고액 계약(기본 연봉)은 과거 박민지가 기록한 10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박현경과 이예원의 이번 계약으로 ‘10억 클럽’에 복수가 근접했거나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배소현은 지난해 기량발전상 주인공이다. 중3 때에야 골프 선수의 길을 지망한 늦깎이 배소현은 2017년 KLPGA 정규 투어 데뷔 후 7년 만인 지난해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첫 승에 이어 2승·3승까지 내달리면서 ‘역대급’ 신데렐라 스토리를 작성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3승을 포함해 통산 7승을 올린 투어 최고 인기 선수다. 대상(MVP) 포인트와 상금 랭킹 모두 2위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만큼 스토브리그 시작 전부터 다수 기업으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이 중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적극적이었던 메디힐로 행선지를 결정했다.
이예원은 2023년 대상·상금왕·최소타수상 3관왕에 이어 지난해도 3승으로 2년간 6승을 쌓는 활약을 이어갔다. 통산 승수는 박현경이 1승 앞선다. 배소현의 의류 후원사가 바뀌면서 박현경과 이예원, 배소현 셋은 메인 스폰서뿐 아니라 올해 의류 후원사도 같다. 박현경과 이예원은 또 클럽까지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이다.
3승씩을 올린 다승왕 5명 가운데 마다솜과 박지영은 일찌감치 기존 후원사인 삼천리·한국토지신탁과 각각 재계약했다. 마다솜은 시즌 1승을 올린 뒤에 이미 재계약에 합의했는데 이후 마지막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이 터졌다. 박지영은 계약 조건을 스폰서 쪽에 일임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지난해 데뷔 첫 우승을 달성한 김민별이 하이트진로와 재계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민별, 황유민(롯데), 방신실(KB금융그룹)은 모두 지난해와 같은 모자를 쓰고 새 시즌을 맞게 됐다. 2023년 루키 3인방인 이들은 3년 차인 올해 주요 타이틀을 다툴 강자들로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