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넬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 ‘7-6 전술’, 한국 핸드볼의 14-18→23-22 짜릿한 역전승 가져왔다

입력
2024.07.26 11:27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26일(한국시간) 열린 한국과 독일의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현드볼 A조 조별예선 1차전. 한국은 전반까지 11-10으로 앞섰으나 후반 들어 역전을 허용하며 14-18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어졌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6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대한민국-독일 A조 여자 핸드볼 1차전 경기. 류은희가 몸싸움을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경기를 앞두고 독일의 우세를 전망하는 시선이 많았다. 독일은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6위를 기록했고 한국은 22위에 그쳤다. 평균 신장에서도 독일은 177.6cm, 한국은 172.9cm로 차이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공격 상황에서는 골키퍼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필드 플레이어를 투입하는 ‘7-6’ 전술을 펼친 것. 시그넬 감독의 이 선택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가 됐고, 4골차를 뒤집고 한국은 23-2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여자 핸드볼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유일의 단체 구기 종목이고, 또 이날 경기는 한국 선수단의 초반 기세를 좌우할 승부였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값진 승리'가 됐다. 이날 졌더라면 8강 진출 가능성이 올림픽 개막 전부터 희박해질 뻔했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겨서 행복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해온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6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대한민국-독일 A조 여자 핸드볼 1차전 경기에서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 우빛나가 페널티 슛을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4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시그넬 감독은 “선수들이 그동안 매일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독일이라는 강한 상대를 이겼다”며 “특히 수비에서는 내가 온 이후 가장 좋은 경기를 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공격에서는 독일이 워낙 체격 조건이 월등해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독일을 '빅 앤드 톨'(Big and Tall)이라고 표현하며 체격 조건의 열세를 설명했다.

시그넬 감독은 ‘7-6 전술’을 꺼내들 당시 “선수들에게 아직 시간이 많으니 ‘(한국말로) 천천히’라고 얘기했다”고 떠올렸다. 승리 후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뻐한 것을 두고 그는 “나도 밖에서 보는 것보다 마음속으로 더 기뻐하고 있다”고 웃으며 “선수들이 외국인 지도자에게 적응하기 쉽지 않을 텐데 잘 따라주며 신뢰가 생겼고, 경기력도 향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류은희에게 작전을 전달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한국은 이날 독일을 꺾었지만 8강에 오르려면 28일 슬로베니아와 2차전 승리도 필요하다. 6개국이 한 조인 조별리그에서 4위까지 8강에 나가기 때문에 2승을 거두거나 최소한 1승 1무를 해야 한다.

시그넬 감독은 “오늘 덴마크와 슬로베니아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슬로베니아가 패한 것을 알고 있다”며 “슬로베니아 입장에서는 우리와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 전쟁처럼 나올 것”이라고 대비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6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대한민국-독일 A조 여자 핸드볼 1차전 경기. 류은희 등이 수비를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슬로베니아는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가 4골 차로 패한 상대다. 시그넬 감독은 “우리가 전력상 열세에 있다고 생각하고, 잘 준비해서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2연승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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