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에도 ‘메스’ 잡은 의사들, 환자 사랑에 진료 재개

입력
2024.02.13 19:08
‘은퇴’ 배영태·김동헌 교수, 온종합병원서 진료 나서

의대 증원·수가 재조정 등 필수 의료 육성 중요성 강조
칠순에도 ‘메스’ 잡은 의사들

올해로 칠순인 배영태 부산 온종합병원 유방암센터 센터장이 최근 60대 여성의 오른쪽 유방 보형물 재건 수술을 집도했다.

부산대병원 교수 출신이자 ‘유방암 수술 명의’로 손꼽히는 배영태 교수는 은퇴 후 지난달부터 온종합병원 유방암센터에서 다시 메스를 잡고 진료를 재개했다.

배 센터장은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줄곧 부산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과 유방 재건술을 연 300건 이상 성공해 온 명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종양절제와 유방 복원을 동시에 시행하는 ‘원스톱 종양성형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높였다.

5년 전 부산대병원에서 정년퇴직한 배 센터장은 잠시 쉬려던 뜻을 굽히고 외과 의사 구인에 목말라하던 울산의 한 중소병원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투병으로 중단됐고 가족들의 적극적인 만류로 병원을 완전히 떠났다.

그러나 필수 의료 분야의 고질적인 의사 구인난을 잘 알고 있는 교수 출신으로서 그는 더 이상 의료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새해 온종합병원으로 복귀했다.

배 센터장은 최근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40대 제자와 함께 2시간여에 걸친 콤바인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보다 훨씬 고난도의 유방암 수술을 척척 해낸 그였지만 칠순의 나이에서 오는 체력 부담을 이겨내고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그는 당분간 매주 월·수·목요일 오전 외래진료에 주력하면서도 같은 병원에서 동료로 만난 제자 정영래 과장과 함께 유방암 콤바인 수술도 시행하면서 자기 수술 노하우를 제자에게 전수해 줄 계획이다. 배 센터장과 정 과장은 이미 다른 병원에서도 손발을 맞춰 와 앞으로 고난도 수술도 기대된다.

배영태 센터장은 “환자들을 돌보고 수술실을 드나드는 일은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몹시 가슴 뛰게 한다”며 “특히 이 나이에 젊은 제자들과 함께하는 콤바인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이 자랑스럽고 스스로에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온종합병원에는 또 다른 외과 의사가 칠순 나이에도 메스를 놓지 못하고 있다. 위장관외과전문의 김동헌 병원장이다.

5년 전 부산대병원 교수로 정년퇴직한 김 병원장은 수술실을 완전히 떠나기로 하고 같은 의료법인의 요양병원 의사로서 새롭게 출발했지만, 그에게서 수술받아 생존해 있는 수많은 위암 환자가 후속 진료나 여러 진료 상담을 위해 끊임없이 찾아오는 바람에 결국 온종합병원에서도 환자들을 돌보게 됐다.

김동헌 병원장은 지난해 온종합병원 50대 외과 과장과 함께 3시간에 걸친 두 건의 콤바인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대한위암학회 회장, 대한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그이지만 최근 들어 점점 위축돼 가는 우리나라의 필수 의료 분야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이 필수 의료 분야의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손꼽아 기대하면서도 그는 의료계 반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나이 든 외과 의사가 수술실을 드나드는 것은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 않느냐”며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가 위축된 필수 의료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리는데, 그치지 말고 외과나 응급의학과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수가 재조정과 사법 리스크 해소 등도 동시에 이행돼야만 정책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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