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수원 KT 가드 최진광(27·1m75㎝)이 허훈(29)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최진광은 지난 24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30분 동안 7점 8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91-78 승리에 기여했다. KT는 3연승을 질주하며 24일 기준 4위(13승 9패)를 지킨 채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22번째 경기에서 전 구단 승리에 성공했다.
최진광의 활약이 눈에 띈다. 2019년 데뷔한 그는 주로 백업으로 활약했다. 강력한 에이스 허훈이 팀에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출전 시간이 부쩍 늘었다. 허훈이 손·발바닥 부상으로 휴업 중인 사이, 최진광이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12분으로 커리어 중 가장 길다. 최근 3경기에선 모두 23분 이상 소화했다.
자연스럽게 기록도 따라왔다. 최진광은 현대모비스전에서 8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해 개인 단일 경기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18점을 올리며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최근 최진광이 득점과 어시스트를 책임져 주면서, 허훈의 공백을 훌륭히 채우고 있다는 평이다. 최진광은 현대모비스전 승리 뒤 방송사 인터뷰에서 “어시스트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다. 팀 동료 이스마엘 로메로 선수를 살려주려고 노력했는데, 덕분에 잘 나온 것 같다”라고 공을 돌렸다.
최진광은 최근 주전으로 나서며 부담감과 여유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출전 시간을 평균 이상으로 뛰다 보니, 긴장감은 덜하다. 그렇지만 내가 공을 많이 쥐니까, 승패가 달려 있다는 부담감도 있다. 허훈 선수의 마음을 알 것 같다”라며 웃었다.
송영진 감독은 허훈의 부상 이후 팀의 2대2 플레이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만큼 최진광의 상승세가 반갑다. 그는 “(송영진) 감독님께서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지만, 공을 잡고 2대2 공격을 자주 해달라고 하신다. 팀이 2대2 공격을 우선시하는데, 내가 슛을 안 쏘면 경기를 운영하기 어렵다. 항상 (공격을) 마무리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진광은 “내가 리딩을 맡으며 3연승을 달성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공격이 잘 풀리는 건 감독님이 주문한 팀 수비가 잘 이행됐기 때문”이라며 몸을 낮췄다.
KT는 오는 28일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4연승에 도전한다.
김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