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허훈, 김종규, 송교창 그리고 최준용까지. KBL 연봉 톱 10의 궤멸. 왜 이럴까?

입력
2024.12.23 12:16
DB 강상재. 사진제공=KBL


KCC 최준용과 송교창. 사진제공=KBL


KT 허 훈.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성적은 연봉 순이 아니다. 올 시즌 특히 심하다. 연봉 랭킹 톱 10에 포함된 선수들의 부상이 너무 많다.

공식적 연봉 1위는 KT 문성곤이다. 7억 5000만원이다. 부상이다. 2위는 DB 강상재(7억원)다. 지난 22일 원주에서 열린 KT와의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다.

종아리 부상이다. 정밀 검사를 앞두고 있지만, 심상치 않다. 근육 파열이 의심된다.

허 훈(KT)도 있다. 강상재와 함께 연봉 공동 2위다. 고질적 손목부상. 그리고 재활 과정에서 발바닥 부상으로 복귀가 더욱 늦춰졌다. 최소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4위는 김종규(6억원)다. 무릎에 골멍이 들었다. 아직까지 복귀 시간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공동 4위 최준용은 시즌 전 허벅지 부상을 입었고, 최근 다시 부상이다. 역시 4위인 이대성은 시즌 전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됐다.

5억6000만원을 받는 송교창 역시 시즌 전 손가락 재수술로 장기 부상. 복귀전을 치렀지만, 곧바로 다시 부상으로 개점 휴업 중이다.

LG 전성현(5억5000만원)도 출전과 결장을 반복하고 있다.

에이스급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KBL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다크호스로 지목받던 서울 SK가 14승5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울산 현대모비스가 14승6패로 2위다.

게다가 6강 다크호스였던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12승8패로 3위. 반면, 우승후보로 꼽혔던 원주 DB(10승11패) 부산 KCC(9승11패)는 각각 6, 7위로 떨어져 있다. 이대성을 에이스로 점찍었던 서울 삼성은 최하위(6승14패)다.

한마디로 혼돈 그 자체다. 물론, 라운드를 거듭하면 에이스들이 돌아올 시기가 다가온다. 판도가 또 다시 요동칠 수 있다. 하지만, 트랜지션과 수비 활동력이 가장 중요시된 올 시즌, 에이스들의 컨디션이 100%가 안된다면, 그대로 추락할 수도 있는 전환점에 있다. 실제, 정규리그 초반, 에이스들의 가세가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사례가 허다하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한 전문가는 "최상위권에 올라 있는 SK, 현대모비스, 가스공사의 공통점이 있다. 비 시즌 훈련을 매우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돌풍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SK는 김선형 안영준 오세근 등 주축 선수들이 '지옥의 8주 훈련'을 강하게 소화했고, 현대모비스와 가스공사 역시 젊은 신예들을 주축으로 상당히 고강도의 비 시즌 훈련을 견뎠다.

반면, 강력한 전력으로 꼽혔던 KT, LG, DB, KCC 등은 에이스급 선수들의 부상과 이탈로 제대로 된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1라운드 몸싸움을 강조하는 하드 콜 성향은 더욱 비 시즌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웠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강력한 트랜지션과 철저한 수비로 인해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에이스의 팀 공헌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몇몇 팀들의 에이스는 비 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게다가 팀 퍼스트가 아니라 자신의 기량을 우선시하는 에이스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FA 대어급 계약에서 팀을 우선시하는 성향, 그리고 내구성에 대한 고려를 더욱 철저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에이스들의 이탈은 다크호스들의 반전을 가능케 했다. 농구 팬 입장에서는 또 다른 신선함일 수 있다. 또, 에이스들이 가세한 정규리그 중반 이후 판도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부상으로 신음하는 에이스를 가진 팀 입장에서는 너무나 고통스럽다. 이들의 후반기 반등이 가능할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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