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24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에서 75-98로 대패하며 현재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경기에서 대표팀은 호주 선수들과의 높이와 체격에서 열세를 보이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대표팀은 호주보다 11개 적은 37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이원석(삼성), 이종현(정관장), 이승현(KCC)으로 구성된 빅맨진이 합작한 리바운드는 고작 10개에 불과했다. 반면, 에이스이자 간판 슈터인 이현중(일라와라)은 9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는 이현중이 지난 인도네시아전에서도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던 것을 고려할 때, 그의 역할이 점점 더 리바운드에 치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현중은 주 포지션인 슈터보다 파워포워드 역할을 많이 수행하며 호주 선수들과 저돌적인 몸싸움을 벌였다. 이는 안준호 감독에게도 고육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승현, 이원석 등 빅맨 2명을 기용했지만, 속도에서도 밀려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자 이현중에게 리바운드를 맡기고 공격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3쿼터 중에는 한때 좋은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골 밑에서의 몸싸움으로 인해 이현중은 체력이 소진되었고, 기대했던 외곽 슈팅은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현중은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년간 (라)건아 형의 존재가 정말 컸던 게 사실이다. 우리도 정말 그립다"라며 귀화 선수의 부재를 언급했다. 그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귀화 선수 없이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슈팅도 힘든 것 같다. 호주 리그에서는 슈터로서 제한된 역할만 받았다면, 여기서는 리바운드도 잡고 상대 진영으로 치고 넘어가는 일도 해야 한다"며 현재의 역할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았다. 이현중은 앞으로 대표팀 경기에서 센터들을 도와주는 것이 자신의 기본 역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준호 감독은 이현중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높이를 책임질 귀화 선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건 높이다. 대표팀뿐 아니라 남자농구 전체에서 가장 시급한 게 높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건아라는 귀화 선수가 있었지만 이제 없다. 그게 가장 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라건아가 팀의 골 밑을 지켜주며 나머지 11명의 선수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을 언급하며, 귀화 선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귀화 관련 규정과 제도로 인해 당장 마땅한 선수를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법무부의 특별 귀화 심사 통과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소득, 국제적 활약 등 여러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법무부가 승인해줄 만한 자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대한민국농구협회의 설명이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