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여신] 이금주 치어리더, 코트 위의 엔돌핀

입력
2024.06.26 08:00
코트와 경기장은 누군가에겐 전쟁터, 누군가에겐 팬들과 소통하며 함께 응원을 이어갈 수 있는 놀이터다. 이금주 치어리더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쉬는 날에도 경기를 찾아볼 정도로 스포츠와 응원에 진심이다. 그녀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4년이란 시간과 노력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이금주 치어리더를 만나보자.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춤, 노래, 그리고 엔돌핀

이금주 치어리더 역시 한떄는 진로를 고민하던 대학생이었다. 춤과 노래를 좋아해 진로를 고민하던 그녀가 치어리더라는 직업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친구의 권유 때문이었다.

"제가 21살 때 시작을 했어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2020년 10월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예빈이라는 치어리더가 있는데 그 친구가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거든요. 예빈이가 먼저 치어리더를 시작했는데 저한테 혹시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어요. 제가 원래 노래랑 춤추는 쪽을 했었거든요. 재밌게 즐기면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마침 진로를 고민하던 찰나에 예빈이로 인해서 치어리딩을 시작하게 됐어요. 치어리딩이 제 적성에 맞는 진로인 것 같아요. 친구인 예빈이에게 참 고마워요."

어느덧 데뷔 4년차가 된 이금주 치어리더는 현장에서 노련하게 응원을 유도하는 치어리더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치어리딩을 처음 한 날이요? 그럼요. 기억하죠! 데뷔 경기가 삼성 썬더스 경기였어요. 그런데 처음이라 너무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시즌 중간에 들어가서 응원이나 춤이 숙지가 안 된 상태여서 많이 헷갈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냥 땀보다 식은 땀을 더 많이 흘린 거죠.(웃음)"

"저는 치어리딩을 할 때 같이 하는 멤버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멤버들도 그렇고 처음 같이 한 멤버들도 그렇고 너무 잘 챙겨주고 모르면 알려주고 그랬어서 덕분에 적응하기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 같아요."

응원도 낯설었지만 스포츠도 낯설었다. 이금주 치어리더는 자신이 원래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있었던 경우는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지금은? 누구보다 스포츠에 진심이다. 특히 치어리딩을 담당하는 프로농구 KT 소닉붐과 프로야구 KT 위즈를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한다.

"저는 일을 하면서 스포츠에 관심이 생긴 케이스예요. 되게 재밌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에 치어리더를 시작했을 때는 그 팀에 대한 애정보다는 내가 실수하지 말고 이 일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진짜 진심으로 그 팀을 응원해요."

"쉬는 날에도 맨날 경기를 보고 친구들도 끌어들이고 있어요. 그래서 저 때문에 찐팬이 된 친구들도 있어요.(웃음) 지금은 다들 스포츠가 너무 좋아져서 이제 친구들은 제가 없어도 경기장에 직관을 가고 그래요!"

최근 이금주 치어리더는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KT 소닉붐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면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치어리딩을 펼친 것이다. 수원-부산을 오가며 만원 관중 앞에서 치어리딩을 펼치는 것은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다.

"최근에 KT가 챔프전을 갔는데 엄청 자랑스럽고 그랬어요. 경기가 끝나면 코트 위에 저희가 도열해서 선수들이 앞에서 땀을 흘리면서 인터뷰도 하고 그러시는데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선수 분들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관중 앞에서 응원이요? 저도 막 에너지를 받고 그래요. 사실 저희들도 빈자리를 보면 살짝 처지는 게 있거든요. 그래서 관중들이 많이 오시거나 만원 관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소름 돋고 그러기도 해요. 경기장에 관중 분들이 많아야 저희도 힘을 받는 것 같아요."

"솔직히 저희도 지칠 때도 많지만 경기장에서 관중 분들이 다 같이 응원을 해주시잖아요. 그럴 때는 그냥 엔돌핀이 돈달까요. 어디가 아파도 경기를 하고 응원을 하는 순간만큼은 그런 게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런 느낌을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우당탕탕 적응기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어렵기 마련이다. 지금은 누구 못지 않게 노련하게 현장을 누비는 이금주 치어리더 역시 한때는 치어리딩이 어렵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저는 농구도 그렇고 야구도 그렇고 1년차 때는 거의 모른다 싶을 정도로 그냥 막내였어요. 그래서 언니들 따라서 쫄래쫄래 따라가서 하고 그랬었죠. 2년차 중반부터는 이제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룰도 더 정확히 알게 되고요."

"2년차 중반부터 경기를 좀 더 즐길 수 있게 됐어요. 이제는 좀 더 능숙해진 것 같아요. 응원을 여기서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도 하고 상황을 더 크게 보고 알고 하는 느낌을 조금씩 가지게 된 것 같아요.(웃음)"

이런저런 에피스도드 많았다.

"좋은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실수한 에피소드는 있죠. 응원 도구를 잘 못 가지고 나간다든지, 급하게 나갔는데 비디오 판독을 해야 해서 다시 들어왔다가 또 나간다든지. 그런 웃긴 상황들이 많아요. 그리고 저희는 농구선수 분들이 슛을 넣으면 파노라마로 응원을 하거든요. 그럴 때 파노라마가 되게 웃긴 동작이었던 경우도 있고 같이 응원하는 치어리더 멤버들과 늘 엽떡 시켜 먹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어요.

한때는 치어리딩이 두렵게 느껴지기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그녀는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현장을 즐기는 그녀다.

"처음에는 관중 분들이 나를 치어리더로서 인정해줄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걱정도 많이 되고 자신감도 떨어져서 소심해주고 움츠러들기도 했는데, 경기를 계속 하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덕에 힘을 얻었어요. 그때부터는 관중 분들이랑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경기 중에 수다도 떨고 이제는 많이 편해진 것 같아요."

"경기 장에 있으면 신이 나잖아요. 그래서 신이 나는 기분을 다 표출하고 육성 응원을 하면서 노래도 다 따라부르거든요. 그래서 팬분들도 글리게 노래를 부르고 하면 관중 분들도 저희를 보고 열심히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에 더 응원해주신 것 같아요."

연차와 경험이 쌓이면서 이금주 치어리더를 응원하는 팬들도 늘어났다. 어떤 팬은 "너무 유명해지진 말라"며 걱정스러운 농담을 건넸다고.

"기억에 남는 팬분들 많죠.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미친듯이 응원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농구장에서도 열심히 소리쳐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런 분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항상 응원하고 있다고,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제일 많아요. 어떤 분은 제가 너무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지금처럼 많이 못 보는 거 아니냐고 해주시기 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재밌기도 하고 감사해요.(웃음)"

확신의 E

이금주 치어리더는 에너지가 넘치는 외향형이다. 그녀는 자신을 '확신의 E'라고 소개했다. 집에 있으면 시간이 낭비되는 것 같아서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저는 집순이 성향과는 완전 반대 성향이에요. 완전 외향!"

"무조건 밖에 나가서 놀아야 해요. 그게 저한텐 쉬는 거예요. 저는 집에 누워 있으면 약간 시간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나가서 게임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술도 한 잔 하고 그러면서 쉬어요."

"저는 체력이 좋은 스타일은 아니예요.(웃음) 하지만 집에 있으면 너무 답답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이 나올래 하면 바로 나가는 거죠.(웃음)"

당연히 MBTI 역시 E로 시작한다.

"MBTI요? ENFP요! 사실 중간에 바뀐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정확한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ENFP가 맞는 것 같아요."

"텐션이 높은 것도 그렇고, 사실 ENFP가 '또라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친구들이랑 농담할 때 '드립'을 치는데 친구들이 종종 도대체 어디서 그런 '드립'이 나오냐고 놀랄 때도 있어요. 그래서 친구들은 제가 굉장히 웃기다고 하더라고요."

그녀에겐 재밌는 취미가 하나 있다. 바로 '서든어택' 게임이다.

"어떤 게임 하냐고요? 서든어택이요! 중학교 때부터 했어요. 게임할 때 욕도 많이 먹는데 희열 같은 게 있더라고요.(웃음)"

이렇게 집밖을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정작 여행은 별로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여행을 진짜 안 가봤었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제 친구들이랑 첫 여행을 가봤어요. 가평에 가서 친구들이랑 펜션에서 저희끼리 놀았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때 이후로 여행의 중요성이랄까 그런 걸 느낀 것 같아요."

처음 치어리딩을 시작할 때는 부모님의 걱정을 사기도 했었다는 이금주 치어리더. 하지만 이제 그녀는 오래오래 치어리딩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처음 이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그걸로 생활이 되겠냐는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SNS도 깔아서 제 영상 늘 봐주시고 제 계정에 뭐라도 좀 올려보라고 하기도 하세요."

"최대한 오래 이 일을 하는 게 제 목표이자 꿈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이 열심히 할테니까 루키 독자분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끝까지 함께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금주 치어리더 프로필>

출생 : 2000년 5월 16일

경력 : KT 소닉붐 치어리더 / KT 위즈 치어리더 / KB스타즈 치어리더 / IBK기업은행 치어리더

MBTI : ENFP

인스타그램 ID : 2geum_j._.j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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