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지농구] ‘속공 0개·득점 우위 0초’ 1쿼터부터 꼬인 SK의 플랜

입력
2024.02.13 20:46
[점프볼=원주/최창환 기자]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SK의 상승세도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 SK는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68-82로 패했다. 2연승에 마침표를 찍은 3위 SK와 4위 창원 LG의 승차는 0.5경기로 줄어들었다.

SK의 플랜은 예상대로 ‘늪 농구’였다.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 안영준 없이 평균 90.1점으로 득점 1위인 DB에 화력으로 맞불을 놓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 거라 판단했다. “공격으로는 이길 방법이 전혀 없다. 맞대결에서는 스틸, 속공도 DB가 많았다. 우리가 우위였던 것은 단 하나, 리바운드다.” 전희철 감독의 말이다.

SK는 4라운드까지 맞대결에서 2승 2패로 맞섰다. 이긴 2경기에서 평균 74실점한 반면, 패한 2경기에서는 98.5실점했다. 3연승을 위한 답은 정해진 셈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1차전은 일정이 빡빡한 데다 선수들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치른 경기였다. 이후 3경기에서는 2승을 했다. 선수들에게도 75실점이 (이길 수 있는)마지노선이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화력을 앞세운 DB를 상대할 땐 1쿼터에 우위를 가져오는 것조차 쉽지 않은 미션이다. 전희철 감독 역시 잘 알고 있었다. “1쿼터에는 상대가 답답한 공격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2쿼터까진 뒤처지더라도 따라갈 수 있는 격차 내에서 경기를 이어가야 한다. 격차가 일찌감치 10점으로 벌어지면 어렵다.” 전희철 감독의 말이었다.

플랜은 명확했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만만치 않았다. SK는 강상재와 이선 알바노에 대한 수비를 중점적으로 준비했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외곽을 막진 못했다. 1쿼터에 5개의 3점슛을 허용하며 30실점했다. 30실점은 SK의 올 시즌 1쿼터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었다.

22-30으로 맞이한 2쿼터에는 매치업에 변화를 줬다. 디드릭 로슨을 뒤늦게 투입한 DB에 맞서 오세근, 최부경을 동시에 투입하는 이른바 ‘고구마 라인업’이었다. 높이의 우위, 효율적인 스위치 디펜스로 DB의 공세를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실제 SK는 2쿼터에 DB의 3점슛을 1개(성공률 12.5%)로 묶었고, 1쿼터에 2개 내줬던 속공은 원천봉쇄했다. 최부경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자밀 워니까지 알바노를 스위치 디펜스로 봉쇄하며 2쿼터는 단 15실점했다.

하지만 전희철 감독의 말대로 창 없이 추격전을 펼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SK는 3쿼터에 체력을 비축했던 로슨에게 연달아 3점슛을 허용, 추격 의지가 꺾였다. SK는 43-57로 뒤진 3쿼터 중반 워니를 교체했고, 이후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리온 윌리엄스를 투입했다. SK는 4쿼터 한때 23점 차까지 뒤처지는 등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SK는 경기 전까지 평균 5.6개의 속공을 기록, 이 부문 1위였다. DB와의 맞대결에서도 5.2개를 기록하는 등 적어도 속공만큼은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5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속공 득점에서 0-8 열세를 보였고, 경기 개시 23초 만에 첫 실점한 후 우위를 점한 시간은 단 1초도 없었다.

DB와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연승이나 연패 없이 승패를 주고받고 있는 SK는 김선형, 안영준이 돌아오는 6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설욕할 수 있을까. 양 팀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은 오는 3월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_유용우 기자, KBL 기록 프로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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