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프리미어리그 통산 도움왕 4회로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자인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에 버금가는 플레이메이커로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올 시즌 골 관여 횟수 31회로 모하메드 살라(54회·리버풀) 엘링 홀란(33회·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3위를 달리는 미드필더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중원의 핵' 브루노 페르난데스(30). 2013년 알렉스 퍼거슨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선수 영입에서 헛발질이 첫손에 꼽힌다.
해마다 이적시장 최대어·준척과 연결되지만 성공작이 별로 없다. 2010년대로 한정해도 폴 포그바, 베베, 도니 판더베이크, 제이든 산초 등 아쉬운 신입생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예외다. 영입 성공작을 넘어 구단 레전드를 향해 가는 분위기다. '폴 스콜스 이후' 올드 트래포드 플레이메이커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됐다.

페르난데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레스터 시티와 리그 29라운드 원정에서 선발 출장, 1골 2도움을 쓸어 담으며 팀 3-0 완승에 크게 한몫했다.
독보적인 주연이었다. 예의 공격적인 패스를 바탕으로 한 찬스 메이킹, 2·3선을 끊임없이 오가며 압박과 빌드업에 두루 가담하는 성실성, 뒤 공간을 파고드는 눈부신 라인 브레이킹을 통한 득점까지 나무랄 데 없는 퍼포먼스를 뽐냈다.
전반 28분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라스무스 호일룬에게 절묘한 로빙 스루 패스로 선제골을 도왔다. 구단 선배이자 레전드 미드필더인 스콜스를 연상케 하는 로빙 패스로 높은 축구 지능과 넓은 시야, 빼어난 '발끝' 감각을 증명했다.
추가골 어시스트 역시 페르난데스 몫이었다. 후반 22분 박스 안 밀집 상황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에게 툭 건넨 패스가 도움으로 이어졌다. 가르나초 논스톱 슈팅 득점 배경에 페르난데스가 자리했다.
직접 득점도 신고했다. 후반 45분 디오구 달로트의 낮고 빠른 컷백 패스를 아크 정면에서 환상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쐐기포를 책임졌다. 리그 최고 수준인 오른발 킥 력을 여실히 자랑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이스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18일 "페르난데스는 2020년 2월 레드 데빌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공식전에서 통산 80도움을 쌓았다. 유럽 5대 리그 선수 가운데 그보다 더 많은 누적 도움을 기록한 이는 더브라위너(90도움)밖에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벵 아모링 감독 역시 "페르난데스는 특별한 사람이다. 항상 준비가 돼 있는 캡틴"이라면서 "감독으로서 구단 운영팀 자료와 스탯, 경기에서 플레이를 직접 읽고 보는 입장이다. 페르난데스는 매우 훌륭한 프로이고 그가 매일 훈련하는 방식을 보면 그저 놀라울 뿐"이라며 구단과 코치진, 동료가 모두 인정하는 '팀의 중추'가 페르난데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