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철기둥’ 김민재(28, 뮌헨)의 활약에 독일 언론도 ‘억까’를 멈췄다.
바이에른 뮌헨은 7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13라운드’에서 자말 무시알라의 멀티골이 터져 하이덴하임을 4-2로 이겼다. 뮌헨은 10승 3무(승점 33점)로 무패행진을 달리며 리그 선두를 달렸다.
21경기 연속 뮌헨의 선발로 출전한 김민재가 수비를 책임지며 무패행진을 달렸다.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의 모든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무려 1775분을 뛰었다. 교체된 8경기도 대부분 풀타임 가까이 뛰고 막판에 교체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최근 발목을 다치고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김민재다. 하지만 김민재 없는 뮌헨 수비는 상상할 수 없어 선발출전을 계속했다. 김민재가 결정적 수비를 해주면서 뮌헨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김민재가 수비를 든든하게 해주면서 뮌헨의 첫 골이 터졌다.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키미히가 올려준 크로스를 우파메카노가 수비수를 제치고 쇄도하며 헤더골을 터트렸다. 김민재가 다른 수비수들을 육탄으로 막아준 숨은 공로가 있었다. 뮌헨이 1-0으로 리드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김민재는 전반 36분 상대 공격수를 협력수비로 애워싸고 공을 뺏었다. 상대의 득점기회마다 김민재가 나타나 슈팅자체를 차단했다.
뮌헨은 전반전 점유율 87%의 압도적 경기를 했다. 슈팅수에서 12-0이었고 유효슈팅도 4-0이었다. 코너킥도 6-0으로 뮌헨이 경기를 지배했다. 패스성공률도 93%에 달했다. 뮌헨이 워낙 공격을 많이 하다보니 김민재가 수비에서 할 것도 없었다.
방심은 금물이었다. 뮌헨은 후반 5분 혼삭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실점 후 곧바로 뮐러 대신 투입된 자말 무시알라가 사고를 쳤다. 후반 11분 무시알라가 단독돌파 후 때린 오른발 슈팅이 추가골로 연결됐다. 뮌헨이 다시 2-1로 달아났다.
기세가 오른 무시알라는 후반 28분 다시 한 번 한 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뮐러가 감각적인 선방으로 겨우 막았다. 뮌헨이 쐐기골을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김민재 파트너 우파메카노가 상대가 때린 공에 얼굴을 강하게 맞아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우파메카노는 부상 없이 복귀했다.
뮌헨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8분 레온 고레츠카가 박스 앞에서 때린 발리슛이 그대로 세 번째 골이 됐다. 승리를 확신한 김민재도 동료들과 함께 기뻐했다.
너무 방심했을까. 하인덴하임은 만만치 않았다. 후반 40분 곧바로 가 한 골을 더 만회했다. 상대의 빠른 패스워크에 김민재의 수비도 뚫렸다. 하인덴하임이 다시 2-3으로 맹추격했다.
이날의 수훈선수는 무시알라였다. 추가시간 역습에서 단독으로 치고나간 무시알라가 오른발로 마무리 골까지 뽑았다. 뮌헨이 4-2로 달아나며 승리를 확정지은 골이었다. 김민재의 빠른 볼처리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 후 ‘후스코어다닷컴’은 김민재에게 무난한 평점 6.5를 부여했다. 뮌헨이 두 골을 실점했지만 김민재의 큰 실수는 없었다. 교체로 들어가 멀티골을 넣은 무시알라가 8.0을 받았다.
김민재가 실수를 할 때마다 비난기사를 쏟아냈던 독일 언론도 잠잠해졌다. 그만큼 김민재가 도저히 깔 수 없는 만점 활약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뮌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바바리안 풋볼’은 “김민재는 하이덴하임이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잘 막았다. 공중볼도 잘 따냈다.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는 카이저(황제)”라며 최고의 칭찬을 했다.
카이저는 지난 1월 사망한 뮌헨의 명예회장 프란츠 베켄바워의 현역시절 별명이었다. 베켄바워 역시 현역시절 세계최고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독일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축구인이다. 그의 고유별명을 김민재에게 붙였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리스펙트’의 표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