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어 충격 퇴장' 김민재 우승 꿈 와르르…뮌헨 레버쿠젠에 0-1 패→포칼 탈락

입력
2024.12.04 08:21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벌써 트로피 한 개를 놓쳤다.

팀의 주장이자 베테랑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가 자신의 커리어 사상 첫 퇴장을 당하면서 경기를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 지난 시즌을 무관으로 마쳤던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외에도 다수의 컵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었지만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컵은 이제 바이에른 뮌헨의 손에서 떠났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지휘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2024-25시즌 DFB 포칼 16강 홈 경기에서 나탄 텔라에게 선제 결승골을 헌납해 0-1로 패배했다.

공식전 8경기 무패(7승 1무)를 달리던 바이에른 뮌헨의 무패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바이에른 뮌헨이 패배한 것은 지난 10월24일 바르셀로나 원정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주전 수문장 노이어가 상대 공격수를 막는 과정에서 전반 17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아 계획이 꼬였다. 이스라엘 출신 골키퍼 다니엘 페레츠가 급하게 투입됐으나 후반 24분경 텔라에게 선제 결승골을 실점했다. 공교롭게도 텔라는 번리에서 콤파니 감독의 지도를 받다 지난해 여름 레버쿠젠에 합류한 선수다.





바이에른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 앞에 섰고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가 수비라인에서 호흡했다. 레온 고레츠카와 요주아 키미히가 허리를 받쳤고 킹슬리 코망, 마이클 올리세, 리로이 사네가 2선에서 최전방의 자말 무시알라와 공격을 책임졌다.

레버쿠젠은 4-1-4-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마체이 코바르시가 골문을 지켰고 피에로 인카피에, 에드몽 탑소바, 요나탄 타, 노르디 무키엘레가 백4를 구축했다.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3선에서 알렉스 그리말도, 에제키엘 팔라시오스, 그라니트 자카, 엠마누엘 프림퐁을 지원했다. 최전방에서는 플로리안 비르츠가 공격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선공을 날렸다. 전반 7분 키미히의 패스를 받은 코망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레버쿠젠 골문을 위협했다. 레버쿠젠은 전반 11분 비르츠의 슈팅으로 맞불을 놓았다.



한창 경기 분위기가 달아오르던 와중 바이에른 뮌헨에 큰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17분 노이어가 퇴장을 당한 것이다.

노이어는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프림퐁을 저지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왔는데, 박스 바깥에서 프림퐁과 강하게 충돌하면서 프림퐁을 넘어뜨렸다. 주심은 이를 파울로 판단, 노이어에게 빨간색 카드를 꺼내 보였다. 프로 통산 700경기 이상을 소화한 베테랑 골키퍼 노이어가 커리어 처음으로 퇴장을 당하는 순간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급하게 다니엘 페레츠를 투입했다. 페레츠가 들어가기 위해 측면 공격수인 사네가 나와야 했다.

전반전 초반부터 수적 우위를 점한 레버쿠젠이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전반 21분 자카의 슈팅과 전반 29분 무키엘레의 슈팅으로 선제골을 노렸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뮌헨은 악재 속에서도 전반 32분 무시알라와 라이머의 연계 플레이 끝에 라이머가 기회를 잡았지만 라이머의 슈팅이 빗나가면서 땅을 쳤다.



레버쿠젠은 전반 33분 속공 상황에서 비르츠의 패스를 받은 프림퐁이 노이어 대신 투입된 페레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프림퐁의 슈팅이 페레츠에게 막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반격도 거셌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39분과 전반 43분 라이머와 고레츠카의 슈팅으로 레버쿠젠을 압박했다. 노이어의 퇴장으로 수비에 힘쓰던 김민재는 전반전 추가시간 세트피스에서 코망이 올린 공을 헤더로 연결하는 등 공격 장면에서도 빛났다.

경기는 0의 균형이 유지된 채 후반전에 돌입했다. 레버쿠젠은 미드필더인 안드리히를 불러들이고 최전방 스트라이커 패트릭 쉬크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전에도 레버쿠젠의 프림퐁과 비르츠 조합이 위협적이었다. 두 선수들은 후반 6분 또다시 공격을 합작했다. 하지만 비르츠의 슈팅은 득점과 거리가 멀었다.

레버쿠젠은 하프타임에 투입된 공격수 쉬크가 후반 16분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예상치 못하게 교체카드를 추가로 사용해야 했다. 동시에 라이트백으로 출전한 무키엘레 역시 부상을 입어 아르투르와 텔라를 급하게 투입했다.

뜻밖의 조커가 된 텔라는 레버쿠젠의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24분 텔라가 정교한 헤더로 바이에른 뮌헨 골문을 연 것이다. 왼쪽 측면에서 그리말도가 감아올린 크로스를 텔라가 머리로 돌려 놓은 게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선제 실점으로 비상이 걸린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24분 통증을 호소한 코망을 비롯해 고레츠카와 라이머까지 불러들인 뒤 사샤 보이,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그리고 세르주 그나브리를 내보냈으나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은 좀처럼 먹히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바이에른 뮌헨이 그나마 기대를 걸 수 있었던 것은 세트피스였는데, 몇 번의 코너킥 기회를 얻었지만 모두 득점에는 실패했다.

후반 39분에는 수비수인 김민재를 공격수 마티스 텔과 교체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발목 부상을 안은 채 연이어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벤치에 앉았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남은 시간 동안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0-1로 패배하면서 DFB 포칼 우승이 좌절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 DFB 포칼에서 비교적 쉬운 대진을 받고도 탈락한 바 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은 1라운드에서 2. 분데스리가(2부리그)의 SC 프로이센 뮌스터를 만나 4-0으로 대파하면서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2라운드에 돌입했지만, 2라운드에서 3. 리가(3부리그)의 자르브뤼켄에 1-2 역전패를 당해 대회에서 탈락했다.

앞서 독일 슈퍼컵은 물론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놓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반드시 트로피를 가져오겠다는 생각이었지만, 3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인 레버쿠젠을 만나 패배하고 말았다. 물론 노이어의 퇴장이라는 변수가 있었으나 이는 노이어가 자초한 일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김민재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첫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팀이 DFB 포칼에서 탈락하면서 일단 한 개의 트로피를 놓쳤다. 이제 김민재가 노릴 수 있는 우승은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만 남았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바이엘 레버쿠젠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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