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거 가야하나? 토트넘과는 결별인가.
손흥민이 스페인 라리가 명문 구단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보다 급이 하나 낮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인 것이 아쉽다. 우승컵 획득을 목표로 하는 손흥민 입장에선 토트넘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공신력은 낮지만 스페인 축구 이적시장에서 널리 읽히는 '토도피차헤스(피차헤스)'가 이 소식을 전했다.
'피차헤스'는 12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라면서 "훌리안 알바레스를 데려온 구단은 스쿼드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여러 이름이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빼어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이라고 전했다.
이어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32살이 됐으나 최고 수준에서 변함 없이 훌륭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며 "무엇보다 2025년에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적시장이 제공할 좋은 기회 중 하나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과 계약 연장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 이적설 등 중동으로 갈 수 있다는 루머도 전했다. 매체는 특히 아틀레티코 구단과 손흥민 에이전트 사이 접촉이 이미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피차헤스는 "비록 비공식적이지만 대화도 오갔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이 입단할 경우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자연스럽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갈 수 있는 그림이다.
1991년생인 그리즈만은 손흥민보다 한 살 많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주역으로 FC바르셀로나로 갔다가 다시 친정팀 아틀레티코로 와서 활약 중이지만 손흥민이 오면 밀려나 미국으로 쫓겨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03년 창단했으며 스페인 라리가에서 11번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가장 최근 우승한 시즌은 2020-2021시즌이다. 스페인 FA컵인 코파델레이 트로피도 10번 들어올렸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도 3번 차지했다. 60년 넘게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는 토트넘보다는 우승 경력에서 확실히 앞선다.
다만 지난 3시즌 라리가 우승과 거리가 멀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전력이 워낙 좋아 라리가 혹은 코파델레이 우승도 당분간 어렵다는 평가 역시 받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출전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 포인트다.
손흥민이 아틀레티코 이적설에 휩싸인 이유는 토트넘과 1년 남은 계약 갱신 여부가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 입단 뒤 두 차례 재계약을 체결했고 지금 계약서 만료가 오는 2025년이다. 토트넘은 현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디 애슬레틱 등 영국 사정에 능통한 언론은 토트넘이 이 옵션을 이미 실행,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기간이 2026년 6월로 늘어날 것이라 보도하고 있지만 토트넘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토트넘 팬들은 지난 시즌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건재를 알린 손흥민이 아직 2~3년 더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며 토트넘 구단에 옵션 실행이 아닌 새로운 재계약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현재 180억원 안팎인 손흥민의 연봉도 250억원 이상은 돼야 마땅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흥민이 실력은 물론 아시아 축구의 아이콘으로 인정받는 등 마케팅 가치도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아직 토트넘은 묵묵부답이고 그런 상황에서 최근 다시 중동 이적설이 흘러나왔다.
중동 이적설 역시 '피차헤스'에서 내놨다. 피차헤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은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최근 몇 달 동안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이적설이 제기됐다. 2025년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사우디 클럽은 손흥민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대부분의 클럽에 엄청난 영입이 될 수 있다"라며 "하지만 그가 FA로 이적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피차헤스는 당시에도 손흥민을 걸고 넘어졌다. "토트넘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을 제안할지 지켜보는 건 흥미로울 것"이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자산이고, 그를 잃는 건 토트넘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매체는 또한 "사우디는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고, 더 많은 재능을 데려와 리그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라며 "손흥민과 같은 선수는 확실히 리그 위상을 높이고 더 많은 매력을 더할 것"이라며 손흥민 영입이 사우디 리그에 가져오는 영향력을 설명했다.
아틀레티코는 사우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축구 수준이 높고, 매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은 물론 16강 혹은 8강까지는 무난히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이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될 순 있다. 맨체스터 시티 스트라이커 훌리안 알바레스를 데려오는 등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싸우기 위해 선수 영입에도 꽤 신경 썼다.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해엔 한국을 방문, 팀K리그, 맨시티와 연달아 내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반면 세계축구의 엘도라도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이탈한다는 점은 손흥민이 이적을 주저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 토트넘에 잔류하면 구단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아틀레티코로 가면 몇 년 뛰고 은퇴한 뒤 잊혀지는 선수가 된다는 점에서도 현역 생활 이후를 생각하면 토트넘 잔류 추진이 나을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를 빼면 라라가 구단들의 재정 구조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나빠진 상황이라 손흥민 연봉을 얼마나 맞춰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