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이치로(51)가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헌액’이라는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이정표에 도전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MLB 명예의 전당 투표 중간 결과를 집계해 공개하는 웹사이트 ‘베이스볼홀오프페임보트트래커’의 1일자 자료에 따르면, 전체 투표의 22.9%가 공개된 가운데 이치로는 득표율 100%를 유지하고 있다. 그 뒤를 CC 사바시아(89.9%)와 빌리 와그너(84.3%), 카를로스 벨트란(76.4%)이 잇고 있다.
MLB 명예의 전당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75%의 표를 받으면 입성할 수 있다.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는 기존 후보 14명에 신규 후보 14명을 더한 28명의 선수를 놓고 진행 중이다. 투표에서 75%를 얻지 못한 후보는 총 10년 차까지 재도전 기회가 주어지고 득표율 5% 미만 후보는 곧바로 탈락한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자마자 타율 0.350에 56도루를 기록하며 데뷔 첫 해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한 해 신인상과 MVP를 동시 수상한 것은 1975년 프레드 린(보스턴 레드삭스)에 이어 이치로가 두 번째였지만, ‘데뷔 첫 해’ 이를 달성한 것은 이치로가 최초였다.
이후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안타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2004년에는 262개의 안타를 쳐 조지 시슬러가 1920년 세운 MLB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257개)을 84년 만에 경신하는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이치로의 MLB 통산 성적은 타율 0.311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 3089안타다.
이변이 없는 한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실하다. 문제는 마리아노 리베라에게만 허락됐던 ‘만장일치’ 수상이 가능한지 여부다.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갖고 있는 BBWAA 회원 기자들은 각자 기준으로 투표한다. 그렇기에 만장일치 수상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데릭 지터(99.74%), 켄 그리피 주니어(99.32%), 톰 시버(98.84%), 놀란 라이언(98.79%), 칼 립켄 주니어(98.53%) 등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도 아쉽게 만장일치 수상을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