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뒷짐 진 이유 "스스로 이겨내야할 때도 있다"

입력
2024.12.24 21:14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연승이 중단된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3연패에 빠졌다.

주전 아포짓 투트크(튀르키에)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가 커보이는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24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와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졌다. 투트크가 결장하기 시작한 20일 현대건설전부터 이날까지 연달아 셧아웃 패배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도로공사전을 앞두고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건설과 경기를 마친 뒤 당연히 선수들과 여러 가지에 대해 대화를 했다"면서 "경기를 다시 분석했고 승패를 떠나 우리가 모자랐던 그리고 잘 안 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로공사전 결과도 좋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도로공사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통해 "앞선 경기와 견줘 몇몇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태도 등 개선된 점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 도중 타임아웃 상황에서 아본단자 감독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타임아웃시 목소리를 높이는 편이다. 제스처를 써가며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지사를 하곤 한다. 이 과정에서 이고은을 비롯한 세터나 특정 공격수를 콕 찝어 따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렇다보니 김태희 통역과 코칭스태프 등은 타임아웃때가 더 바쁘다.

그런데 이날 2세트 도중 부른 두 차례 타임아웃때는 평소와 달랐다. 아본단자 감독은 당시 선수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거나 따로 말을 걸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많은 이유가 있었다"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선수들도 스스로 멘탈을 다독이고 불안한 마음 등 이러한 부분을 이겨내야한다고 봤다. 선수들이 그러한 어렵고 힘든 상황 만큼은 잘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이날도 완벽한 로스터로 상대팀과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미들블로커 피치(뉴질랜드)도 결장했다.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지만 선수보호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그렇다보니 피치를 대신 변지수가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맡았다. 리베로 신연경도 제 컨디션이 아니라서 도수빈이 1~3세트 내내 뛰었다. 투트크가 빠진 자리는 '이적생' 문지윤이 1세트 선발로 나왔다.

하지만 문지윤이 1점에 그치자 2세트부터는 김다은이 그자리로 나왔다. 문지윤과 김다은은 4점 합작에 그쳤다. 김다은의 교체로 2~3세트 코트로 투입된 최은지도 서브 에이스 하나를 성공하긴 했지만 2점에 묶였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정윤주가 각각 17, 10점씩을 올리긴 했으나 화력대결에서 도로공사에 밀렸다. 도로공사는 타나차(태국)가 14점, 강소휘가 13점, 니콜로바(불가리아)가 11점을 각각 올렸다. 공격 삼각편대가 힘을 낸 셈.

흥국생명 패배 원인은 또 있다. 범실 숫자에서 24-17로 도로공사보다 많았다. 한편 흥국생명은 오는 28일 안방인 삼산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흥국생명 입장에선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하는 경기다. GS칼텍스는 24일 기준 1승 15패(승점6)로 최하위(7위)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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