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빅토리아가 귀여운 상금 활용 계획을 소개했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은 명실상부 IBK기업은행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에이스다. 각종 공격 관련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독식하고 있고, 서브와 블로킹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만능 득점 기계로 활약하는 중이다. 그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MVP 투표에서도 김연경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14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빅토리아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2세트 만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연속 득점까지 도맡았다. 최종 기록은 블로킹 4개‧서브 득점 4개 포함 31점이었다. 빅토리아의 맹활약 속에 IBK기업은행은 GS칼텍스를 3-1(26-24, 25-9, 25-27, 25-22)로 꺾고 시즌 5승째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빅토리아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 소식이 장내에 울려 퍼졌을 때 굉장히 놀랐다. 이전 경기들에서도 노력은 했지만 뭔가 하나씩이 부족했다. 2라운드 때는 꼭 해보고 싶었는데,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트리플 크라운 달성 소감으로 승리 소감을 갈음했다.
빅토리아는 왕관을 쓰면서 영광스러운 하루를 보냈지만, 이날 IBK기업은행은 뒷골이 섬짓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23-18로 5점 차까지 앞섰던 3세트를 안일한 플레이로 조금씩 무너진 끝에 25-27로 내주면서 원치 않는 4세트를 끌려간 것. 그러나 에이스 빅토리아가 4세트에 10점을 퍼부으면서 IBK기업은행은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빅토리아는 3세트 후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씁쓸한 미소와 함께 한숨을 푹 내쉬기도 했다. 그는 “3세트가 끝난 뒤,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빨리 마음을 다잡고 우리의 것을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3세트를 패했기 때문에 4세트에는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4세트 시작 전의 심기일전을 소개했다.
한편 빅토리아는 이날 머쓱한 장면을 하나 연출하기도 했다. 2세트 8-5에서 권민지의 공격 범실에 대한 GS칼텍스 측의 블로커 터치아웃 비디오 판독이 신청되자, 터치아웃을 인정할지 말지 한참을 고민한 끝에 손을 든 것. 하지만 이미 판독이 시작된 이후였기 때문에 이는 인정되지 않았고, 그린카드도 받을 수 없었다. 판독 결과는 역시나 빅토리아의 손에 맞고 나갔다는 판정이었다.
당시 상황을 들려달라는 질문에 머쓱한 미소를 지은 빅토리아는 “인정을 할지 말지를 정하려고 주변을 둘러봤는데, (이)주아 선수가 ‘티가 많이 나니까 연기를 좀 하라’고 말하더라. 그때도 어떻게 할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었고, 그렇게 상황이 지나갔다”며 그린카드를 받지 못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끝으로 빅토리아에게 질문 하나를 더 던졌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들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외국인 선수인 빅토리아가 이 상금을 어떻게 쓰고 싶어 하는지가 궁금했다. 돌아온 빅토리아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달달한 디저트를 사먹고 싶다”는, 소박하다 못해 귀엽기까지 한 계획을 들려준 것. 빅토리아는 “또 동료들에게도 뭔가 선물을 하나씩 해주고 싶다. 모두가 함께했기에 달성한 기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동료들을 향한 애정도 함께 표현했다.
코트 위에서는 거칠 것이 없는 에이스지만, 코트 밖의 빅토리아는 소박한 소망을 품고 동료들을 아낄 줄 아는 ‘순둥이’였다. 반전 매력으로 IBK기업은행의 상승세를 이끄는 빅토리아의 2라운드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