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은은 계속 선발이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지난 3일 '도드람 2024-2025 V-리그' 1라운드 정관장전(3-0·정관장 승)을 치르기 앞서 "팀에 있는 다른 세터들과 (김다은의) 토스 스타일이 정반대기 때문에 (다른) 누굴 쓸 수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팀의 신인 세터 김다은을 '확고한 주전'으로 낙점했다는 것.
목포여상 출신의 김다은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받는 영광을 안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터의 이름이 가장 먼저 불리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2020년 김지원(GS칼텍스)과 2021년 박사랑(페퍼저축은행)이 연달아 나오긴 했지만, 이는 2008년 염혜선(정관장) 이후 처음이었다.
더욱이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김다은 외에도 '고교 최대어'로 평가받는 이들이 몇 명 더 있었다. 190cm 장신 미들블로커 최유림과 지난 7월 성인 대표팀에 뽑혔던 이주아다. 나란히 전체 2, 3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김다은의 세터로서 재능이 확실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다은은 어린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일찍이 이름을 알렸다. 세터치고는 장신(178cm)에다 타고난 힘이 좋아 토스 줄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김다은은 패스페인트를 통해 직접 득점을 내는 데도 능하다. 아직 프로 무대에서는 잘 보여주지 않았지만 고교 시절 김다은은 '공격 본능'이 있는 선수였다.
그렇다면 지난 4경기 동안 '프로'로서 김다은은 어땠나. 현재까지 김다은은 세트당 세트 성공 7.538개로 기대 이상 활약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이 부문 7위지만 팀의 성적과 그가 갓 데뷔한 신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날 직접 코트에서 김다은을 지켜본 고희진 정관장 감독도 "김다은은 정말 좋은 세터다. 솔직히 아직 (김다은은) 고등학교 졸업도 안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김다은이) 뛰는 걸 쭉 봐왔는데, 고등학생이 프로 경기에 와서 저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고희진 감독은 또 "(김다은은) 분명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속공도 A가 아닌 B를 저렇게 과감하게 미는 걸 보면 정말 대성할 선수다. 배구 팬들이 주목해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김다은은) 1라운드 1순위가 맞다"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김다은과 마찬가지로 전체 1순위 출신 세터자 그의 목포여상 직속선배기도 한 염혜선은 "(김다은이) 신인치고 똘똘하고 야무지게 잘하더라"면서 "(김)다은이는 깡이 있는 아이다. (앞으로 선수 생활 동안) 그냥 돌진했으면 좋겠다. 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고교 무대를 누비던 18세 세터가 이제는 프로팀의 주전 세터가 됐다. '슈퍼 루키' 김다은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