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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북에서 다크호스로.’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은 2021~2022시즌 여자부 7번째 구단으로 야심차게 V리그에 입성했지만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최고 성적은 시즌 5승. 지난 시즌에는 여자부 역대 최다인 23연패 불명예도 안았다. 성적 부진에 3년 만에 감독은 3차례나 바뀔 정도로 흔들렸다.
올 시즌은 다르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장소연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외국인 선수(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와 아시아쿼터 선수(장위·중국)를 모두 1순위로 가져가면서 전력 상승의 호재도 이어졌다. 기존 박정아-이한비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에 외국인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공격력과 높이에서 전력 보강이 이뤄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페퍼저축은행을 주목하라는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시즌 전초전이었던 KOVO컵에서 승리 없이 3패에 그쳤지만, 짜임새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 평가는 시즌 팀 개막전에서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페퍼가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둔 건 창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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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에서 나타난 강점은 고른 공격력이다. 박정아(14점)와 자비치(14점), 장위(12점), 이한비(12점)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그만큼 다양한 공격 옵션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 공격 점유율을 살펴보면 자비치가 31.8%를, 이어 박정아가 25.9%, 이한비 23.5%, 장위 16.5%로 가장 이상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날 팀 공격성공률이 55.3%를 기록할 정도로 막강했다.
특히 박정아의 활약이 반갑다. 2022~2023시즌 한국도로공사에게 우승컵을 안긴 뒤 3년간 총액 23억2500만원이라는 당시 자유계약(FA) 최고액을 기록하며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부담감이 컸던 탓에 부진이 이어졌고, 데뷔 이후 가장 낮은 공격성공률(32.67%)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공격에서 부담을 나눠가지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KOVO컵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세터 이원정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페퍼저축은행에 가세한 이원정은 이날 세트당 13.66개의 세트를 기록하면서 고르게 공을 분배했다. 이원정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감독님과 코치진, 팀원들이 다 도와줘서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첫 경기에서 출발이 좋았지만 이제 시작이다”며 “준비를 잘해서 리그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페퍼는 25일 정관장을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른다. 페퍼가 정관장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면 올 시즌 여자배구 판도는 더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