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세터로는 만족할 수 없는 ‘야망’토 나카노 “나를 더 보여주고 싶었다” [AQ 트라이아웃]

입력
2024.05.04 06:00


야마토 나카노가 야망을 드러냈다. 그는 제2세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선수다.

한국전력은 2024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임하는 7개 구단 중 사실상 유일하게 세터 지명에 문을 열어 두는 팀이었다. 최종적으로 세터 지명을 결정하는 순간 이른바 ‘무혈입성’, ‘단독 입찰’이 확실시된 것. 그러나 제주도에 입성한 23인의 지원자 중 세터는 단 두 명뿐이었다. 두 선수 중 마음에 드는 선수를 찾지 못하면 시즌 플랜이 꼬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한국전력은 다음 시즌 인연을 맺을 세터를 찾았다. 주인공은 야마토 나카노(일본)였다. 세터 참가자가 두 명뿐이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연습경기에 참가한 나카노는 안정적인 패스워크와 볼 컨트롤 능력을 꾸준히 선보이며 권영민 감독의 눈길을 끌었고, 3일 제주 썬호텔에서 진행된 드래프트에서 7순위로 권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V-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인터뷰실에 들어온 나카노는 “마지막 순번에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 정말 떨렸다. 한국전력이 나를 선택해줘서 영광이다”라는 짧은 소감을 먼저 전했다.

나카노는 같은 일본 출신의 히로키 이토와 함께 두 명뿐인 세터 참가자였다. 공격수를 찾는 팀들이 많은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세터로서의 합격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으려는 이토와 나카노의 경쟁은 치열했다. 드래프트 결과가 증명하는 최종 승자는 나카노였다. 



“세터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을 거라는 사실을 에이전트에게 전해들었다”고 밝힌 나카노는 “이토와는 이전부터 라이벌 관계였다. 나의 장점인 변칙적인 플레이를 잘 보여준 것이 내가 선택받은 이유였던 것 같다”며 두 선수 사이의 오랫동안 이어진 선의의 경쟁을 소개했다.

권 감독은 나카노의 장점으로 “아포짓 쪽을 향하는 백패스가 좋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여기에 덧붙여 나카노는 “세터라면 공격수의 특성에 잘 맞춰주며 플레이하는 것이 임무다. 그건 내 특기이기도 하다”며 공격수의 입맛에 맞는 패스를 올리는 능력을 자신의 또 다른 장점으로 언급했다.

권 감독은 나카노가 중심이 될 다음 시즌의 구상을 밝히면서 “구교혁‧신성호‧김건희‧김주영 등 젊은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다채로운 선수 구성을 시도할 것임을 밝혔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야 하는 나카노의 입장에서 공격수들의 구성까지 변화무쌍해진다면 부담은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나카노는 자신이 있다. 그는 “외국인 선수들과 이전 소속팀에서도 호흡을 잘 맞췄기 때문에, 한국전력 선수들과의 배구에 적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배구 실력뿐만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차분함이 돋보이는 나카노였다.



끝으로 나카노에게 자국 리그에 안주하지 않고 V-리그에 도전한 이유도 물었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나고야 울프독스에서 나는 제2세터였다. 나의 플레이를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이번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고 답했다. 자신의 실력을 더 많이 뽐내고 싶어 하는 그의 야망은 한껏 느껴졌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을 드러낸 나카노는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는 처음 인터뷰실에 들어올 때처럼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취재진들을 향해 수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과연 불타는 야망과 순박한 미소를 겸비한 한국전력의 새로운 야전 사령관 나카노의 손끝은 팀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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