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정면 저격한 가운데, 황인범(페예노르트)을 내준 네덜란드 리그도 화가 났다.
네덜란드 매체 'fr12'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황인범이 한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된건 정말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페예노르트에서는 여러 선수가 천천히 부상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황인범이 몇 주간 부재한 뒤 다시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언론인인 데니스 크라넨버그 역시 페예노르트 매체 '라인몬드 TV'에 출연해 "황인범의 복귀는 정말 페예노르트에 중요했다. 그의 패스는 항상 동료를 도왔고 또 정확함을 자랑한다. 그의 경합 기술 또한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3월 A매치 기간 동안 한국 대표팀에 차출된건 충격적이다. 황인범은 지난 3개월 동안 경기를 거의 못 뛰었고 복귀한지 얼마 안됐는데 또 세계일주를 감내해야 한다"고 분개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을 거쳐 루빈 카잔, 올림피아코스, 츠르베나 즈베즈다 등을 거친 황인범은 올 시즌을 앞두고 페예노르트에 영입됐다. 예리한 패스와 킥을 보여줬고 4라운드에서는 데뷔골까지 기록하며 매우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까지 공식전 23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2월 부상을 당하며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의 복귀는 고작 지난 1월 30일, 따져보면 거의 한 달 전에 겨우 이뤄졌다. 하지만 복귀하고도 부상이 재발하며 다시 모습을 감췄고 이틀 전 간신히 트벤테전 선발에 이름을 올렸다. 교체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런 황인범을 홍명보 감독은 이틀 뒤 열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경기를 치르기 위한 A매치 명단에 차출했다.


황인범 외에도 부상으로 쓰러지거나 해외 무대에서 후유증을 앓는 선수 몇몇이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울버햄튼)과 더불어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결장까지 하게 된 김민재(뮌헨)였다.
결장한 김민재는 올 시즌 전반기 컵대회와 리그 공식전, A매치 클럽전까지 모두 선발 출격했다. 지난해 10월 초 아인트라흐트 푸랑크푸르트와의 경기 이후로 왼쪽 아킬레스건에 지속적인 문제를 겪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진통제를 맞으면서 참고 뛰었다.
그러나 결국 부상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12일 챔피언스리그 레버쿠젠전을 끝으로 결장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A매치 일정도 나설 수 없게 됐다. 김민재의 빈 자리는 FC서울 센터백 김주성이 메웠다.

이를 두고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는 클럽과 대표팀 모두에 중요한 선수"라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속팀에서 예방 차원으로 선수를 보호하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일정인데 핵심 선수를 빼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김민재의 부상 위험 신호는 지난해부터 있었다"라고 뮌헨을 정면으로 저격했다.
홍명보 감독의 이런 발언에 대해서는 독일 여론까지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 상황이다. 독일판 이적 매체 '트랜스퍼마켓'은 SNS를 통해 해당 소식을 알렸고 이에 독일 축구팬들은 "한국이 오만과 요르단을 상대하는데 아픈 김민재까지 뽑을 정도로 애를 먹어야 하는 전력인가" "클럽이 돈을 더 많이 주고 관리하는데 왜 대표팀에서 울고 있느냐"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여기에 황인범의 차출에 놀란 네덜란드 매체까지 반기를 들었다.
크라넨버그는 팟캐스트를 통해 "황인범은 경합에 몸을 사리지 않고 좋은 축구를 하는 선수다. 그가 잠시동안 몸을 좀 가다듬었으면 좋겠다"며 "그런 그가 한국 대표팀에 차출된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 이런 사실은 나를 상당히 괴롭게 만든다. 선수가 클럽에서 경기에 온전히 나서지 못하고 그냥 대표팀에 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클럽에서 엄청난 급여를 지불하는데 그들은 부상 당한 채로 돌아온다. 선수들이 국가를 위해 뛰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팬은 이에 댓글을 달아 "규칙을 살펴본 결과 선수는 경기 15일 전에 소집되어야 한다고 알고있다. 그렇지 않으면 클럽이 소환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런데 황인범이 차출됐을 당시 그는 아직 부상 중에 있었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완전체로 훈련을 소화한 뒤 오는 20일 오만전을, 25일에는 요르단전을 치른다.
사진= MHN스포츠 DB, 페예노르트, 연합뉴스<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