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전세기로 이동해 체력을 아낀 대표팀이 팔레스타인전에도 적극적인 체력 관리를 할지 주목할 만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와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오세훈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뽑아낸 데 이어 손흥민이 페널티킥 득점, 교체로 투입된 배준호가 쐐기골을 뽑아내며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쿠웨이트를 제압했다.
쿠웨이트전에서 눈에 띄었던 건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충분히 가져갔다는 점이다. 특히 대표팀 에이스인 손흥민을 후반 19분 배준호로 일찌감치 교체하며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된 선수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가 눈에 띄었다. 10월 A매치 이후 페예노르트에서 7경기 연속 선발, 600분 출장으로 좀처럼 쉬지 못했던 황인범도 백승호와 교체되며 지난주말 소속팀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자그마한 휴식을 취했다.
여전히 주전들의 체력 관리는 필요하다. 특히 바이에른에서 혹사당하는 김민재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김민재는 지난 경기 센터백으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소속팀에서 강도 높은 축구 전술을 소화하는 것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강도로 뛰고 있긴 하지만, 한국이 주도적인 축구를 펼친다는 점이나 수비라인을 낮지 않게 가져간다는 점에서 김민재에 걸리는 부하는 여전히 크다.
팔레스타인과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은 전세기로 이동해 체력을 안배했다. 팔레스타인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해 중립지역 경기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요르단 암만으로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됐고, 이로 인해 적당한 비행편을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입출국 과정 등을 고려하면 전세기가 확실히 편한 점이 있기 때문에 대표팀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 셈이 됐다.
팔레스타인은 조직적인 수비축구를 펼치는 팀이지만 손발이 점점 맞아떨어지는 대표팀이 이길 만한 상대다. 게다가 3차 예선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를 당한 점이 대표팀의 의욕을 더욱 고취시킬 만한 요소다.
이번 경기에서도 적극적인 체력 안배는 필요하다. 손흥민, 황인범, 이재성 등 일부 선수들이 휴식을 취했지만 김민재, 설영우, 이강인 등 유럽대항전을 소화하는 팀에서 최소 준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 풀타임을 소화한 점은 불안 요소다. 팔레스타인전도 승리가 필요한 경기임에는 분명하나 실험을 하기에 나쁘지 않은 상대라는 점 역시 확실하다.
수비 전술을 보완해 주전 선수들을 교체하기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계속되는 경기력 고조로 가려지는 부분이지만, 대표팀은 이번 3차 예선에서 수비 불안을 지속적으로 노출해왔다. 특히 세트피스 수비에서는 상대 주요 선수를 놓치는 모습이 경기당 한 번은 무조건 나왔다. 이른 선제골로 분위기를 잡은 후 단단한 수비를 발휘할 수만 있다면 김민재와 설영우 같은 수비 핵심들을 쉬게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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