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아 힘들어!"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한 마디일 것이다.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쿠웨이트 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B조 5차전에서 쿠웨이트를 3-1로 꺾었다. 이 승리로 한국은 4승 1무(승점 13)로 조 1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최전방 오세훈을 앞세워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이 공격 2선에서 지원하는 라인업을 꺼냈다. 중원에서는 황인범, 박용우가 버텼고 수비에는 이명재, 김민재, 조유민, 설영우가 나섰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의 선제골은 전반 10분 만에 터졌다. 황인범이 올린 얼리 크로스를 오세훈이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전반 19분 손흥민이 직접 얻어낸 페널티 킥에 성공해 한국은 2-0으로 앞섰다.
후반전 쿠웨이트의 공격에 한 차례 실점했으나, 배준호가 후반 28분 황인범의 패스를 이어받아 추가 골을 넣으며 승부를 굳혔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경기 내내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 썼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 중인 손흥민은 후반 17분 배준호와 교체됐다. 손흥민을 대신해 투입된 배준호는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뜨리며 감독의 선택을 증명했다. 또한, 홍 감독은 이명재, 오세훈, 이재성, 황인범 등을 차례로 교체하며 다가올 팔레스타인전을 대비했다.
전 세계 축구계에서 체력 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캐나다의 알폰소 데이비스는 피로 누적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잠시 하차했으며,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대표팀을 향해 손흥민의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도 다수 선수들이 부상 등 이슈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등 여러 스타 선수들이 A매치 기간 동안 휴식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쿠웨이트전 김민재의 한 마디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후반 추가시간, 공을 몰고 올라가 패스한 뒤 동료의 움직임을 확인하던 김민재가 "아 힘들어"라는 혼잣말을 내뱉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김민재는 최근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대표팀 경기에서 거의 모두 선발로 나서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김민재는 거칠고 과감한 수비는 물론 넓은 뒷공간 커버를 위한 스프린트가 많은 유형의 선수다. 또한 공격 시 빌드업에도 관여해 체력 고갈 위험이 높다.
김민재는 종종 과도한 일정 탓에 근육 부상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 이에 따라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 이외에도 김민재 등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을 신경써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오는 19일 한국과 맞붙는 팔레스타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조 최약체로 평가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손흥민, 김민재 등 주요 선수들이 체력적인 피로를 드러내면서 필요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줘야할 수도 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의 조기 교체에 대해 "우리 팀의 핵심이지만, 부상에서 막 회복한 단계다. 평소 기량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했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잘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