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목동, 조용운 기자] 역시 K리그2는 쉽지 않다. 프로축구 최고 명가였던 수원 삼성도 강등 1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가겠다던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9일 오후 2시 전국 6개 구장에서 일제히 하나은행 K리그2 2024 최종전이 펼쳐졌다. 13개 홀수 팀이 참가한 터라 수원이 먼저 35경기를 마무리하고 운명을 기다렸다.
수원은 일단 자신들이 할 건 다 하고 TV 앞에 앉았다. 지난 3일 안산 그리너스를 상대로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이기는 게 반드시 필요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3~5위가 안갯속인 상황에서 수원은 안산을 이겨야 4위 상황에서 최종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운명이 달린 경기여서 마냥 쉽지 않았다. 전반 내내 영양가 없이 마쳤고, 후반 들어 공격 의지를 발산할 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이대로 안산에 패하면 수원은 당장에 플레이오프 진출권에서 벗어나는 상황이었다.
다급해진 수원은 안산을 줄기차게 때렸고, 후반 24분 김현이 머리로 떨궈준 볼을 배서준이 하프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해 1-1을 만들었다. 분위기가 확실하게 수원으로 넘어갔다. 기세를 살려 5분 뒤 역전에 성공했다. 파울리뇨가 문전으로 연결한 코너킥을 조윤성이 머리로 받아넣어 2-1로 뒤집었다.
수원이 희망에 부풀었다. 기본적으로 배정된 일정을 마치고도 선수단이 뭉쳤다. 최종전을 함께 지켜봤다. 수원이 승점 56점을 확보해 4위를 지키면서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경우의 수는 간단해졌다. 5위 전남 드래곤즈(승점 54점)와 6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53점) 막날 이기지 않는 것. 두 팀 중 한 팀만 이겨도 수원은 5위 막차라도 탈 수 있었다.
수원의 변성환 감독은 전남과 부산을 상대하는 서울 이랜드 김도균 감독과 부천FC 이영민 감독에게 "밥을 살 생각이 있다"라며 대신 이겨주길 바랐다. 변성환 감독의 바람에 목동에서 격돌을 앞둔 전남 이장관 감독은 "변성환 감독이 밥을 살 기회가 없게 만들겠다"라는 말로 전의를 불태웠다.
내심 수원에 유리해 보였던 확률이 마지막 경기에서 사라졌다. 전남과 부산이 나란히 이기는 그림이 그려졌다. 목동에서 먼저 골이 터졌다. 전남은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전반 10분 플라카가 선제 득점하며 기선을 잡았다.
같은 시간 부산은 상대인 부천의 김규민이 퇴장을 당하면서 유리함을 안았다. 수적 우위를 잡고 3분 만에 손휘가 골을 넣으면서 리드까지 잡았다. 단숨에 전남이 3위로 올라섰고, 부산도 수원을 끌어내리고 5위가 됐다.
전남의 진출 가능성은 갈수록 굳어졌다. 전반 29분 발비디아의 추가 득점에 이어 32분 플라카가 멀티골까지 넣으면서 하프타임을 맞기도 전에 3-0까지 달아났다. 부산도 부천을 3-1로 제압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수원이 결국 K리그2 첫해를 6위로 끝냈다. 충성심이 상당한 서포터 규모를 자랑하며 K리그2에 유례 없는 흥행 돌풍을 안겼으나 순위가 받쳐주지 못했다. 1995년 창단 이래 리그 우승 4회, FA컵 우승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회 등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다. 지난해 K리그1에서 내려오는 것도 충격이었는데 하부리그에서 단숨에 오르지 못한 것도 역사에 남을 아쉬운 순간으로 새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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