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화문 최병진 기자]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의 홍명보 감독 선임 근거에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8일 서울 광화문의 축구회관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이사는 가장 먼저 “홍 감독이 2027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된다”라고 했고 전력강회위원회 회의 과정에 따른 감독 선정 과정을 설명했다. 계속해서 “홍 감독과 외국 감독 2명까지 총 3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지난 2일부터 유럽에서 두 감독과 미팅을 가졌고 5일 낮에 귀국해 저녁 11시에 홍 감독을 만났다. 홍 감독을 설득했고 다음날 오전 9시에 승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감독 선임 기준 8가지에 대해 이야기했고 해당 조건이 외국인 감독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고 설명했다. 이 이사가 밝힌 조건은 전술, 리더십, K리그 선수 발굴, 성과, 9월에 시작될 월드컵 3차 예선 준비, 대표팀 운영 경험, 시간, 국내 체류까지 총 8가지다.

하지만 이 이사의 설명에는 모순이 가득했다. 이 이사는 8가지 기준 중 전술적인 면을 설명하면서 “먼저 축구협회 철학과 게임 모델을 연결했을 때 홍 감독이 보여준 전술을 보면 빌드업 시에 라볼피아나 전술과 백스리 형태를 가져간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격한다. 작년 기록을 보면 기회 창출 1위, 빌드업 1위, 압박 강도 1위를 했다. 활동량은 10위였지만 이를 해석해 보면 효과적으로 뛰면서 경기를 했다는 뜻이다. 한국 축구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울산은 K리그에서 빌드업과 기회 창출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여러분도 울산의 축구를 봐 왔다. 홍 감독의 전술이 다 맞다는 게 아니지만 지금 선수들이 어떤 감독을 만났을 때 기존의 틀에 변화를 주지 않고 예선을 통과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최종적으로 홍 감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팅을 가진 외국 감독들에 대해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 때처럼 빌드업을 해오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여기에 맞을까 싶다. 또한 다른 한 분의 경에는 강한 압박을 요구하는데 우리 선수들에게 맞는지 의문이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같은 ‘빌드업’을 두고 홍 감독의 성과는 강조한 반면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시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 계속됐다. 이 이사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아닌 2027년에 펼쳐지는 아시안컵까지 홍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 “홍 감독을 단기간의 성과로 평가하기보다는 가장 핵심인 대표팀과 연령대 대표의 연관성을 갖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9월에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되는데 외국인 감독이 한국 선수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전술적으로도 색깔을 입히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어떤 방향이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브리핑은 설득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기준을 두고 홍 감독과 외국인 감독을 다르게 평가하면서 혼란만 가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