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도 작심 발언+거절…“나보다 뛰어난 분 데려오면 될 것”

입력
2024.07.02 07:50
홍명보 울산 HD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울산 HD 감독까지 고개를 저었다.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을 오는 10일 이내로 뽑기로 한 대한축구협회(KFA)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30일 포항 스틸러스전(1-2 패)을 앞두고 “우리 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대표팀 사령탑 유력 후보로 꼽히는 홍명보 감독이 완강한 거절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 경질된 후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된 홍 감독은 꾸준히 KFA의 제안을 거부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홍명보 감독의 자세는 변함없다. 홍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 전체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대한축구협회가 과연 얼마나 학습이 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국내파 후보 중 ‘1순위’로 여겨지던 홍명보 감독까지 공개적으로 고사하면서 KFA는 급해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앞서 6월 A매치 2연전(싱가포르·중국)을 성공리에 지휘한 김도훈 임시 감독도 최근 정식 사령탑 부임 의사가 없음을 전했다.

이번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까지 최근 사표를 내면서 KFA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홍명보 감독은 “협회에서 누구도 정해성 위원장을 지원해 주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혼자 고립되신 것 같다”고 추측했다.

결국 KFA의 플랜은 완전히 꼬인 형세다. 대표팀을 이끌 마땅한 사령탑이 없는 현재로서는 KFA가 등 떠밀리듯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해야 할 분위기다.

문제는 입맛에 맞는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 문화 파악 등 여러 리스크가 있는 외국인 지도자는 이름값이 다소 떨어진다. 특히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인물을 데려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KFA가 새 감독에게 쥐여줄 수 있는 연봉이 30억원 안팎이기 때문이다. 실제 KFA의 사령탑 후보 최우선 순위에 올랐던 제시 마시(미국) 캐나다 대표팀 감독과 연봉 협상에서 이견을 보여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KFA가 대표팀 사령탑 선임 완료를 약속한 10일까지 남은 날은 단 여드레.

홍명보 감독은 “고위급 행정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일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일도 만약 협회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빨리 다른 선택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는 고언을 남겼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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