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찾는다고 달라집니까?' 최강희 감독의 미디어 대처능력

입력
2024.07.02 07:30
사진=산둥 타이산 공식 웨이보, 최강희 감독

(MHN스포츠 이솔 기자) 5분만에 2실점, 충격적인 경기력으로 패한 산둥 타이산의 최강희 감독이 팬들을 달랬다. 그리고 다소 의도가 보이는 질문 또한 매끄럽게 대처해냈다.

지난 30일, 산둥 타이산은 중국 슈퍼리그 17라운드 베이징 궈안전을 0-2로 완패했다. '국가대표 더비'라는 멋진 이름이 붙은 경기에서 벌어진 '대참사' 그 자체였다.

경기에서는 상대 용병 듀오(사무엘 아데벤로-파비우 아브레우)가 서로 1골 1도움씩을 주고받으며 산둥 타이산을 2-0으로 완파했다. 두 골 모두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인기와 패스워크로 산둥 타이산을 홀렸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이렇게 힘든 시기에 우리가 이렇게 좋지 않은 경기를 하게 됐다.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경기 분위기를 끌고 오기 위해 선제골을 넣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라며 이날 경기를 평했다.

패인으로는 초반 집중력을 꼽았다. 선수들이 초반 쉽게 공을 내주는 바람에 상대에게 득점기회가 열렸다는 것이 문제였다.

팀의 용병, 크리장과 저드슨의 부상에 대해서는 "크리장은 100% 회복되지 않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더 나은 활약을 기대한다. 자드송은 무릎 관절 및 발목에 부상을 입었고, 메디컬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라며 용병 선수들의 부상에 대해 설명했다.

베이징 궈안의 2골 모두 용병 선수단에서 터져나온 만큼, 산둥 타이산의 용병들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것을 완곡히 전달하려는 의도였다.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현지 기자들은 끝까지 '누구의 책임일까요?'라며 최강희 감독을 찔렀다.

만약 특정인을 집어 답한다면 '최강희 감독이 핑계를 댄다'라는 프레이밍으로,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는 말을 하면 '문제 파악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는, 마치 외통수같은 질문이었다.

과거 상대 감독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을 꼬투리삼아 "말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고 있어"라는, 최강희 감독의 극대노를 이끌어냈던 기자도 바로 베이징 지역 매체 중 한 곳이었다.

다행히도 최강희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신 최강희 감독은 "이건 책임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외국인 선수들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팀도 좋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다. 누구 하나가 책임을 질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라며 기자들의 의도섞인 질문에 말려들지 않았다.

사진=산둥 타이산, 베이징 궈안 공식 웨이보<저작권자 Copyright ⓒ MHNsports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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