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논란의 60억 FA 계약… 역대급 진기록 나오나, 후대 평가 달린 운명의 마지막 해

입력
2025.02.01 00:30
 FA 이적 후 단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정규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한 박해민은 4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을 노린다. ⓒ곽혜미 기자 수비와 주루에서 지표 이상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박해민은 LG 코칭스태프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기록지만 봐도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스포츠다. 기록을 보면 선수의 가치도 대충 다 파악할 수 있다. 그만큼 기록도 많고 세분화되어 있다. 하지만 기록으로 드러나는 않는 가치도 있기 마련이다. 후자의 비중이 제법 높은 선수들은 그래서 항상 '진짜 공헌도'를 놓고 논란이 된다.

LG의 주전 중견수인 박해민(35)이 딱 그런 선수다. 중견수라는 포지션 가중치를 고려해도 드러나는 공격 기록이 그렇게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최근 각광받는 OPS(출루율+장타율)나 조정 득점 생산력(wRC+)에서는 분명 한계가 있는 유형이다. 장타를 칠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뛰어난 수비와 주력을 보여준다. 작전 수행도 마찬가지다. 실점을 줄이고, 추가 베이스를 만들고, 상대의 실책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적은 상대적으로 덜 기록화되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 지표는 공격 지표보다 신뢰성이 덜하다고 인정한다. 하물며 보이지 않는 추가 베이스와 상대 실책 유도는 더 지표화하기가 어렵다. 모두가 좋은 선수라는 것은 인정하는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기록에 얼마나 더 플러스를 시켜야 하는지가 애매하다. 그래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할 당시에도 그랬다. LG 내부에서도 어떤 외야수를 영입해야 하는지 논란이 분분했던 가운데, LG는 공격 지표보다는 박해민의 숨은 가치에 주목하고 4년 총액 60억 원을 투자했다. 박해민은 경력 대다수의 시즌에서 득점 생산력이 리그 평균보다 아래였다. 좋은 선수지만 60억 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는 꼬리표가 붙었다.

LG 이적 이후에도 계속 논란이 됐다. 어떤 때는 공격력이 떨어져 60억 원의 가치를 못 한다는 평가를 받다가도, 어떤 경기에서는 기막힌 플레이로 '숨은 가치'가 드러나 이게 진짜 가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숙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LG 벤치의 생각은 한결 같았다. 박해민은 드러나는 지표보다 훨씬 더 팀에 공헌한다는 결론이다.

이는 출전 시간만 보면 알 수 있다. 박해민은 2022년 이적 후 첫 시즌에서 144경기, 2023년에도 144경기, 2024년에도 144경기에 나갔다. LG로 이적한 뒤 모든 정규시즌 경기에 다 나간 셈이다. 1군 코칭스태프는 박해민이 수비에서 실점을 방지하고, 상대를 미묘하게 흔드는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이들의 체감이다. 박해민을 밀어낼 만한 중견수가 등장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그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2025년에도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간다면 FA 이적 후 계약 기간 내내 한 경기도 빠지지 않은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최근 세 시즌 동안 오로지 박해민만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을 했다. 432경기에 나갔는데 2위 김현수(LG·411경기), 3위 소크라테스 브리토(KIA·409경기)와 제법 차이가 난다. 탁월한 내구성과 수비 및 주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이제 남은 것은 공격에서 조금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2차 FA를 앞두고 팀 주장을 맡은 박해민은 경기장 안팎에서의 영향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곽혜미 기자

지난해는 공격 생산력이 떨어졌다. 박해민은 장타를 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홈구장이 드넓은 잠실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그렇다면 타율과 출루율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지만 타율은 이적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22년 0.289, 2023년 0.285에서 지난해 0.263으로 처졌다. 지난해가 타고 성향이 뚜렷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쉽다. 출루율 또한 2023년 0.348에서 지난해 0.336으로 처졌다. 리그 평균과 대비하는 득점 생산력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 경기에 성실히 나가 다른 부분에서 만회를 한다고 해도 공격 생산력이 너무 떨어지면 그 가치가 퇴색된다. 2022년과 2023년 성적으로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FA 계약의 마지막 해를 앞두고 선수의 동기부여도 충만할 것이다. 2025년 시즌은 선수단 주장도 맡아 책임감이 더 커졌다. 박해민의 4년 60억 원 계약은 그 가치를 이행했는지, 그렇지 못했는지로 앞으로 계속 논란이 될 수 있겠지만 마지막 해 성적에 따라 또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2차 FA로 이어지는 길목인 만큼 첫 FA 계약의 마지막을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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