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송미경 김슬기 부장판사)는 2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재원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해당 재판부는 오재원이 2심에 와서 보복 목적의 협박과 폭행 혐의도 자백하면서 피해자에게 금전을 제공했지만 “범죄 내용이나 그 결과가 너무 중하다.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작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한 작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천242정을 받고,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산 혐의도 있다.
오재원은 공범인 A씨가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오재원은 지난 10월 필로폰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추가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지난 12일에는 수면제 대리 처방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추가됐다. 오재원은 이 사건 역시 항소했다.
2007년 두산 베어스의 부름을 받은 오재원은 2022년까지 두산의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통산 성적은 1571경기 출전에 타율 0.267(4321타수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289도루.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약 투약으로 실형을 살게 된 것 뿐만 아니라 과거 두산 후배 동료들에게도 큰 피해를 줬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달 5일 “KBO 컨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두산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안승한,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 등 8명에 대해 심의했다”고 밝혔다.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8명의 선수는 소속팀 선배였던 오재원의 강압에 의해 병원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처방 받아 전달했다.
이에 KBO 상벌위원회는 8명의 선수 전원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사회봉사 80시간의 제재를 결정했다.
KBO는 “선수들이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이 제재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8명의 선수는 올 시즌 내내 오재원과 관련한 문제로 경기를 뛰지 못하는 등 실질적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고, 수사 등에 불려가며 정신적인 고통도 받았다. 비록 실형을 피했지만 사회봉사징계를 받게 되는 등 결과적으로 오재원에 의해 여러모로 피해를 입게 됐다.
오재원 또한 결국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되면서 자신의 죄값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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