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명 중 14명이 새 둥지를 찾거나 원하는 결과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6명은 냉혹한 시장 평가 속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6일 내부 FA(자유계약)였던 베테랑 내야수 류지혁과 계약기간 4년, 계약금 3억원, 4년 연봉 합계 17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6억원 등 총액 2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류지혁은 지난 2012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두산 베어스에 입단, 프로 무대를 밟은 뒤 12년 만에 모든 야구선수들이 꿈꾸는 FA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 규모와 기간에서 선수와 구단 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이제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6명이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과 사이드암 임기영, 한화 이글스 베테랑 내야수 하주석, NC 다이노스 베테랑 우완 이용찬과 외야수 김성욱, 키움 히어로즈 우완 문성현 등이다.
임기영과 서건창, 하주석, 이용찬은 현행 KBO FA 등급제에서 B등급이다. B등급 선수가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2024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200%를 영입 구단이 전 소속 구단에 보상해야 한다.
문성현, 김성욱은 C등급으로 타 구단 이적 시 보상 선수 없이 2024년 연봉의 150%만 전 소속 구단에 지급하면 된다. 하지만 선뜻 영입에 나서는 구단이 없는 게 문제다.
아직 FA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6명은 각자의 사정이 있다. 임기영, 이용찬, 문성현의 경우 2024 시즌 성적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임기영은 올해 37경기에 나와 45⅔이닝 6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로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64경기 82이닝 4승 4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KIA 마운드 붕괴를 막아냈지만, 2024 시즌 성적표가 아쉬웠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 만 35세였던 이용찬도 57경기 54⅓이닝 3승 9패 1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13으로 고개를 숙였다. 피안타율은 0.353에 달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90이었다. 필승조로 내세울 수 있는 구위, 컨디션이 아니었다.
문성현도 42경기 38⅓이닝 1승 2패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57로 난조를 보였다. 지난 9월 이후에는 아예 1군 등판이 없었을 정도로 구위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
서건창은 94경기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OPS 0.820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려 프로 데뷔 첫 우승반지를 끼는 기쁨도 맛봤다.
하지만 서건창이 소화할 수 있는 수비 포지션이 1루로 제한적인 데다, KIA는 새 외국인 타자로 1루수 패트릭 위즈덤 영입에 근접한 상태다. 타격 능력은 최근 몇년간 부진을 딛고 반등했지만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게 문제다. 다년, 고액의 계약을 따내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주석도 2024 시즌 64경기 타율 0.292(137타수 40안타) 1홈런 11타점 OPS 0.743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한화가 외부 FA로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하면서 시장에서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이도윤, 황영묵 등 한화 팀 내 내야 유망주가 많은 부분도 하주석의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성욱은 올해 17홈런 6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만 타율이 0.204(358타수 73안타)에 그쳤다. 당초 외야 뎁스가 얇은 팀들이 영입을 고려해 볼만한 카드로 여겨졌지만 현재까지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시간은 선수가 아닌 구단의 편이다. 2025 시즌을 대비한 10개 구단의 전력구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FA 미계약자들이 해를 넘긴다면 더욱 어려운 처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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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