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2009년 김상현'을 소환했다.
김도영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 임페리얼 홀에서 열린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차지하며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수상이었다. 김도영은 30개 매체가 참여한 한국야구기자회 회원사(총 33개 매체·50% 반영) 투표에서 최고타자 부문 만장일치 1위. 그뿐만 아니라 야구계 원로, 프로야구 해설위원 등 총 10명으로 꾸려진 야구 전문가 투표(20% 반영)에서도 1위 표를 독식했다.
팬심도 압도적이었다. 글로벌 셀럽을 위한 팬덤 플랫폼인 팬캐스트 셀럽을 통해 진행한 대상 투표(30% 반영)에서 득표율 97.78%로 1위를 차지했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사무국은 한국야구기자회와 야구 전문가 투표에서 만장일치 최고타자로 선정된 김도영에게 대상을, 그와 경합한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을 최고타자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2009년 시작해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조아제약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타이거즈 소속 선수가 대상을 받은 건 2009년 김상현, 2011년 윤석민, 2017년 양현종에 이어 역대 네 번째. 타자로는 '역대급 임팩트'를 남긴 김상현 이후 15년 만이었다.
김상현은 그해 4월 LG 트윈스에서 KIA로 이적, 타율 0.315(448타수 141안타) 36홈런 127타점 괴력을 선보였다. 타격 3관왕(홈런·타점·장타율)에 오른 그는 1999년 홍현우가 세운 구단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등 센세이션한 활약으로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뒤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에선 6년 만에 타자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뒤 조아제약 프로야구 시상식 대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10년 넘게 멈춰 있던 '타이거즈 타자 대상' 시계를 돌린 건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올 시즌 타율 0.347(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를 기록했다. 타율 3위, 홈런 2위, 득점 1위, 안타 3위 등 공격 대부분의 지표가 리그 톱클래스. 김상현이 2009년 달성한 구단 최다 홈런을 넘어서며 리그 역대 두 번째 40(홈런)-40(도루) 클럽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4월),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클럽,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등을 해냈다. 최근 열린 KBO 시상식에선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10번째 MVP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예열을 마쳤다.
조아제약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도영은 "시상식이 끝나면 바로 운동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적당히 휴식하면서 운동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