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도미니카공화국과 4차전에서 9-6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며 슈퍼 라운드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이날 한국은 쉽지 않은 경기 초반을 보냈다. 일찍 내려간 임찬규의 부진도 부진이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전날 일본프로야구 양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흔드는 등 강력한 일본 투수진을 상대로 10안타를 뽑은 한국이지만 타선이 전혀 터지지 않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투수 프랭클린 킬로메 공략을 전혀 하지 못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 무대에서 뛴 킬로메는 마이너리그 통산 139경기에서 31승 43패 평균자책점 3.97을 써냈다. 2020년에는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MLB) 4경기를 소화했으며, 올해에는 멕시코 리그에서 활약했다.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3루수)-문보경(지명타자)-박동원(포수)-송성문(1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꾸려진 한국 타선은 5회 2아웃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했다. 4.2이닝 퍼펙트 수모.
그러다가 송성문이 5회 2아웃 이후에 한국의 첫 안타 및 출루 기록을 만들었지만 윤동희가 터지지 않았다.
6회 킬로메가 내려가고 페레즈를 상대했다. 박성한과 최원준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홍창기의 1루 땅볼로 1사 2, 3루. 신민재 타석 때 로드리게스가 들어왔다. 신민재가 투수 땅볼을 쳤다. 아웃이 될 줄 알았지만 로드리게스의 악송구로 주자 두 명이 들어왔고 신민재는 홈을 밟았다. 나승엽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문보경과 박동원의 연속 2루타로 4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8회 선두타자 나승엽의 안타로 포문 열었다. 문보경이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박동원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되었다. 송성문의 안타 때 나승엽 대신 들어간 대주자 김휘집이 홈을 밟았고, 박동원 대신 들어간 대주자 이주형은 3루까지 갔다. 박성한의 역전 2타점 3루타로 7-6을 만들었다. 이어 최원준과 홍창기의 적시타까지 9-6으로 달아났다. 9회 올라온 박영현이 승리를 지키면서 웃을 수 있었다.
한국에게 찾아온 6회 상대 투수의 악송구 행운, 결국 승리까지 가져다 줬다.
물론 슈퍼라운드 진출의 꿈을 이루려면 여러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날 티엔무 야구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한 대역전극은 아름다웠다.
[타이베이(대만)=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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