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V12 함께하지 못한 외인 투수의 감사 인사..."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어 큰 축복이었다"

입력
2024.11.06 01:2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부상으로 인해 시즌 도중 KIA 타이거즈를 떠난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KIA 팬들과 구단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크로우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어와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번 시즌 내내 여러분의 사랑과 응원을 느끼며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지만, 팀원들이 V12를 목표로 열심히 뛰는 데 방해가 될까봐 (인사하는 걸) 조금 기다렸다"고 밝혔다.

크로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각각 4시즌, 5시즌 동안 활약했다.



크로우는 KBO리그 데뷔 전부터 화려한 이력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빅리그 통산 94경기(선발 29경기)에 출장해 210⅔이닝 10승 21패 16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75경기(선발 59경기)에 나서 321⅓이닝 21승 16패 1홀드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고 25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며, 2023시즌에는 어깨 부상 여파로 인해 5경기 9⅔이닝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에 그쳤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뒤에는 빅리그 등판 없이 마이너리그에서 17경기(선발 3경기) 30⅓이닝 3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KIA는 기량, 부상 이력 등 다방면으로 선수들을 체크했고, 1선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크로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시 심재학 KIA 단장은 "미국에서도 체크했고, 한국에서도 자료를 갖고 와서 다시 한 번 체크하며 꼼꼼하게 몸 상태를 살폈다"며 "선수가 책임감을 갖고 있기도 하고, 또 스스로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라고 크로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크로우는 시즌 첫 등판부터 승리를 따냈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3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5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음 등판이었던 3월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으나 4월 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11일 광주 LG 트윈스전, 17일 문학 SSG 랜더스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수확했다.

크로우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5월 초였다. 크로우는 5월 4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2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후 대구 원정에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그런데 크로우는 5월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불펜피칭을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부위에 불편함을 느꼈고, 이후 병원 두 곳에서 검진을 진행했다. 결과는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이었다. 크로우는 지난해 4월에도 부상을 당했는데, 이때 크로우의 부상 부위는 어깨였다. 영입 당시 크로우의 팔 상태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미국에서 재검진을 받은 크로우는 같은 결과를 받아들였고, 결국 6월 1일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의 특성상 회복과 재활에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사실상 크로우의 2024시즌이 마무리됐다. 크로우의 2024시즌 최종 성적은 8경기 40⅓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3.57.



KIA는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고, 두 달간 알드레드와 동행했다. 포스트시즌 구상까지 생각해야 했던 KIA는 더 확실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8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크로우, 알드레드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하면서 에릭 라우어를 영입했다. 그렇게 KIA와 크로우의 동행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크로우는 팀을 떠난 뒤에도 계속 KIA의 경기를 지켜봤다. KIA 선수단의 한국시리즈 출정식이 진행된 지난 9월 25일에는 영상통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으며, 지난 달에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KIA 선수들의 SNS 계정을 태그하면서 '행운을 빕니다. 미국에서 지켜보고 있을게요. KS 우승'이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미국에서 KIA의 V12를 지켜본 크로우는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특별했고, 좋은 기억밖에 없다. 팬들과 코치진, 팀원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시즌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어서 큰 축복이었다. 언젠가 다시 타이거즈에서 뛸 기회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크로우는 "내게 기회를 주고 날 믿어줘서 (KIA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 덕분에 한국에서 정말 따뜻한 환영과 사랑을 받으며 지낼 수 있었다"며 "집에 돌아온 후에도 수술과 회복 과정을 통해 건강을 되찾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셔서 큰 힘이 됐다. 고마움을 다 표현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동료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크로우는 "날 환영해 주고 친구가 돼 주고 가족처럼 대해줘서 감사하다. 여러분과 같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큰 축복이었다. 여러분이 멋지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우승 트로피를 안게 돼 정말 기쁘다"며 "여러분 모두가 내 마음 속 한 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시 함께 그라운드에서 뛸 날이 기다려진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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