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데 또 익숙하지가 않다. 어색하진 않지만, 아직 긴장 상태다.”
프리미어12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롯데 윤동희의 말이다.
프로 선수가 된 이후 벌써 3번째 국가대표다. 2022년 23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했고, ‘막차 합류’를 했던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저우 대회 때만 해도 윤동희의 대표팀 승선은 여러모로 화제가 됐다. 논란도 있었다. 당장 윤동희 본인부터 대표팀 발탁을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졌던 탓에 류중일 감독의 선택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윤동희는 결과로 자기 가치를 입증했다. 항저우 대회 기간 홈런 포함 23타수 10안타를 쳤다. 결승전을 포함해 전 경기 안타를 때렸다. 대회 초반 적지 않은 타자들이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윤동희만큼은 매 경기 꾸준하게 활약했다. 항저우 발탁 당시 논란이 이번 프리미어12에서 전혀 없었던 것도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윤동희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28일 고척돔에서 대표팀 훈련을 소화한 윤동희는 ‘항저우 때 워낙 좋지 않았느냐’는 말에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그때 잘했다고 이번에도 당연히 잘 할거라고 생각하면 안되겠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항저우 때 그랬던 것처럼 연습 때 더 집중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그때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윤동희를 포함해 훈련 소집 명단 35명을 발표했다. 부상자가 잇따르면서 최근에는 NC 김시훈 등 투수 3명을 더 소집했다. 최종 엔트리는 28명이다. 대만행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선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윤동희는 “훈련하면서 ‘최종명단까지 갈 수 있겠다’는 마음을 한 번도 가질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다른 타자들이 워낙 잘 친다는 것이다. 윤동희는 “다들 너무 잘한다. 저도 최종 명단 들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형들 치는 것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긴장 속에 훈련 중이지만 국제대회는 늘 설렌다. 윤동희는 “국제대회 할 때마다 너무 재미있는 것 같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공을 보는 것도 재밌고, 다들 국가를 걸고 야구하는 거니까 책임감도 느끼고 긴장도 더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일본 등 경쟁팀에서 ‘센 투수’들을 많이 만나야 하겠지만, 전력분석팀이 준비해놓은 영상 자료를 보면서 차분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