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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현이가 워낙 삼성전에 잘 던져서…”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가 윤영철이 아닐 수도 있다. 4일부터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하면서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 에릭 라우어~윤영철이 1~4차전 선발투수로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네일과 양현종, 라우어와 윤영철이 각각 세트로 움직여왔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20일 광주 라마다호텔 충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서 1차전 선발투수로 네일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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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5일 대구에서 열릴 4차전 선발투수는 윤영철이 아닐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9일 훈련을 지휘하면서 “(김)도현이가 삼성에 강했다. 도현이를 1~2차전서 중간으로 쓰면 영철이를 4차전 선발로 써야 한다”라고 했다.
김도현은 올해 KIA가 발견한 150km 파이어볼러 우완 선발투수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오히려 구속 상승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윤영철이 척추 피로골절로 재활한 사이 본격적으로 5선발로 뛰었다. 35경기서 4승6패3홀드 평균자책점 4.92.
삼성에 강했다.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제로였다. 10⅔이닝 동안 37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4피안타 9탈삼진 3볼넷 무실점. 피안타율 0.118.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것도 아니다. 이범호 감독이 김도현을 4차전 선발투수로 고려하는 건 매우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이 선발과 중간 모두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한다. 삼성에 강하니 4차전 선발로 쓰는 것보다 1~2차전서 구원투입 할 때 팀에 미치는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봤다. KIA로선 생각하기도 싫지만, 네일 혹은 양현종이 조기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효과도 있다.
다시 말해 한국시리즈 흐름에 따라 김도현이 1~2차전에 중간계투로 나서지 않으면, 4차전 선발투수로 윤영철이 아닌 김도현을 내세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윤영철은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전형적인 선발 유형이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중간투수로 연결되는 과정이 잘 맞아떨어져서 도현이를 1~2차전에 안 쓰게 되면, 어떤 게 좋을지 투수코치와 상의하겠다. 4차전 선발투수는 김도현과 윤영철 중 한 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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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서 올 시즌 4선발로 뛴 황동하는 매 경기 롱릴리프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황동하도 훈련할 때부터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동하가 선발진에서 밀려났다기보다 김도현이 삼성에 강한 측면이 좀 더 고려됐다고 보면 된다.